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당부하기로 했다. 특히 외환시장 선도은행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자본시장 투자를 촉진시키는 한편 은행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세계적으로 고배당주로 꼽히는 해외 은행주와 달리 국내 1위 KB금융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42배에 그치고 있다. 미국 JP모건체이스(약 1.53배)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최 부총리가 주주환원 등 은행에 전달할 밸류업 권고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오는 7일 최 부총리와 국내 시중은행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외환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외환시장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외환시장 제도 개선과 병행해 국내 은행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는 이달 말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에 투자할 때 일시적인 원화차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외국환거래 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복잡한 환전 절차와 추가적인 환전비용을 해소해 한국시장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정부는 또 원·달러 시장 선도은행으로 국민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JP모건체이스, 크레디아그리콜, 하나은행 등 7개 은행을 선정했다. 연단위로 선정되는 선도은행은 외환 건전성 부담금을 최대 60%까지 감면받는다.
7일 간담회에도 이들 은행장들이 대부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은행들과 접촉하는 상황에서 선도은행의 역할을 당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정부가 힘을 쓰는 상황에서 은행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역시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은행의 주주환원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본비율이 높아야 향후 주주환원 강화에 보다 적극적일 수 있어 자본비율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할 것”이라며 “부총리와 은행장 간담회를 통해 밸류업 방향성에 대한 신뢰가 강화되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유입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