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이회창 감사원장 밑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율곡사업(군 전력 증강 사업)과 평화의댐 비리를 파헤친 황영하 전 총무처 장관이 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온 뒤 1965년 국회사무처 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1969년 감사원으로 옮겼고 1993년 첫 내부 승진 케이스로 사무총장에 발탁됐다.
이회창·황영하 체제의 감사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 당시 차세대 전투기 종합 평가에서 수많은 비리가 저질러진 사실을 확인해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고 전직 국방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 6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평화의댐 건설 과정에서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가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 위협을 과장했다는 점을 밝혀내고 안기부 창설 이래 처음으로 1993년 7월 서울 이문동에 있던 본부에 들어가 실지감사를 벌였다.
이 전 감사원장이 국무총리로 영전한 뒤 고인은 총무처 장관에 임명됐고 정부 조직 개편, 공무원 연금 개선 등을 추진했다.
유족은 부인 박소자 씨와 사이에 2남 1녀로 황규형·황규창(삼성증권 증권관리팀 수석)·황규은 씨와 사위 권혁대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6일 오전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