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의 물갈이가 본격화하자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이 된 현역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여당에서도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갑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단수추천을 받은 데 대해 “지금까지 잘해온 ‘공정한 시스템 공천’ 대원칙이 깨졌다”며 “오늘 공천관리위원희의 부당한 의결에 대해 이의신청 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 공관위는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시스템 공천제도를 도입해 밀실 공천, 담합 공천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왔다. 그 결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당지지도는 상숭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리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유 후보 단수 추천 의결이 큰 오점으로 작용해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잃어버려 제22대 총선의 악재가 될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에 대한 단수추천은 시스템 공천에서 분명히 어긋난다”며 “(유 변호사의 공천이 결정된 배경에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공관위가 박 전 대통령을 의식한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같은당 이채익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갑이 ‘국민공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되자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이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이 저를 버렸다. 절대 좌절하지 않겠다. 더욱더 단단하게 전진하겠다”며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존경하는 저의 남구민보다 앞설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경청하는 마음으로, 평생 함께한 남구민의 품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및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이 국회에서 부결돼 폐기되자 텃밭을 중심으로 지지부진했던 ‘현역 물갈이’ 작업에 속도를 내며 컷오프 대상자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유 변호사의 단수추천 배경에 대해 “데이터로 보면 (홍 의원과) 점수 차이가 많이 났다”며 “빠른 시간 내 (유 변호사) 단수추천을 하면 박 전 대통령을 배려한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늦췄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강남병 지역구에서 컷오프된 유경준 의원 “서초, 강남은 새로운 인재 발굴에 포커스를 둔걸로 이해하면 된다”며 유 의원과는 ‘지역구 재배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불출마 선언 등을 포함하면 현역 교체율이 35%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며 “현역들이 지역구 관리를 잘 못하면 경쟁력 있는 신인이 들어올 시 막아내기 어렵다는 점을 발견했다. 시스템 공천이 생각보다 의미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