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산업재해 사망자가 2년 만에 85명 줄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매년 500~600명 근로자가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잠정)에 따르면 작년 사고 사망자는 598명으로 전년 대비 46명 줄었다. 2021년 683명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유지해 처음으로 500명대에 진입했다. 이 통계는 산재승인(유족급여) 시기와 사고 발생일 간 불일치를 보완하기 위해 2022년부터 공표됐다. 산재승인 통계 기준으로 산재사망자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800명대를 기록 중이다.
작년 사망자가 급감한 원인은 경기 악화 요인이 꼽힌다. 작년 건설 경기 부진 탓에 건설 현장이 줄어들면서 사망 사고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진 것이다. 건설업은 매년 산재사망사고 절반을 차지할 만큼 고위험 업종이다. 예년과 달리 대형사고가 크게 줄은 점도 사망자 감축 효과를 냈다. 고용부는 산재예방 대책의 효과라고 자평했다. 사업장 스스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평가하는 위험성 평가 실시율은 2019년 33.8%에서 작년 71.8%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고용부는 2022년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효과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시행 시기가 짧았고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공사금액 50억 원 이상)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됐기 떄문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이 먼저 적용된 사업장과 적용되지 않은 사업장에서 사망자 감축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며 “중대재해법 효과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라고 말했다. 이 판단은 고용부가 올해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법 전면 시행을 우려해 추가 유예를 주장했던 배경이다. 중대재해법 시행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영세기업이 느끼는 법 이행에 대한 어려움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고용부는 작년 산재 사망자가 2년 연속 줄어 고무된 분위기다. 하지만 노동계의 평가는 정반대다. 노동계는 건설 현장과 대형사고 감소로 인한 결과를 고용부가 정책 성과로 인식한다고 비판한다. 고용부가 중대재해법 효과에 대해 판단을 유보한 점도 불만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작년 경기 위축을 고려하면 사망사고는 되레 증가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고용부는 중대재해법의 엄정한 집행과 (올해부터 법 적용 대상인) 50인 사업장 재해 감소를 위한 근복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