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의 작은 동네에 위치한 행정복지센터에 민원인의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요즘 각종 악성 민원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공무원이 많은 상황이지만 이 민원인의 편지는 달랐다.
7일 남해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본형 공익직불제 신청을 위해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공춘화 할머니(78)로 부터 편지 한 통이 왔다.
기본형 공익직불제는 농업 농촌의 공익기능 증진과 농업인의 소득안정을 위해 일정 자격을 갖추고 준수 사항을 이행한 농업인에게 직불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공 할머니는 1남 5녀를 키우고 남편과 사별한 뒤 혼자 3필지 전답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형 공익직불제 신청을 위해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공 할머니는 복잡한 서류 때문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러나 한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공 할머니에게 다가가 걱정하며 상세히 설명해줬고 이에 고마움을 느낀 공 할머니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작성했다.
‘면장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시작한 공 할머니의 편지는 맞춤법도 틀리고 글씨도 삐뚤빼뚤하지만 정성이 가득했다.
공 할머니는 “전화까지 직접 해준 직원 덕분에 신청을 잘 마무리했다”며 “내 자식처럼 너무 고맙고 친절해서 면장님께 이런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끝으로 “직불금 담당 젊은 청년인데 칭찬해 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덧붙였다.
남해군에 따르면 공 할머니가 언급한 직원은 박길주 주무관이다.
박 주무관은 “공무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주변의 큰 관심이 부감스럽다”고 말했다.
군 관게자는 “평소 직원들이 민원인에 대한 친절 교육을 자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주무관은 특히 부모님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계셔서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 같다”며 “할머니도 굉장히 고마워하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