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만화 ‘드래곤볼’과 ‘닥터 슬럼프’를 그린 일본 만화가 도리야마 아키라가 지난 1일 급성 경막하 출혈로 별세했다고 현지 언론이 8일 보도했다. 향년 68세.
그가 소속된 제작사인 버드 스튜디오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도리야마가 3월 1일 급성 경막하 혈종(출혈)으로 영면했다”고 밝혔다. 급성 경막하 출혈은 뇌를 둘러싼 경막의 안쪽에 있는 혈관이 외상 등의 이유로 파열돼 다량의 급성 출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도리야마는 1978년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한 ‘원더 아일랜드’로 데뷔했다. 그 뒤 ‘닥터슬럼프’로 큰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고 1984년에 ‘드래곤볼’을 발표하며 전세계 만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드래곤볼은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 ‘손오공’ 일행이 7개를 모으면 하나의 소원을 이뤄주는 ‘드래곤볼’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일본의 유명 만화잡지인 ‘주간 소년점프’에서 1984년부터 1995년까지 약 12년 동안 연재됐으며, 2022년 기준으로 2억6000만부 이상의 발행부수를 기록했다. 공식 유통되지 않은 ‘해적판’을 포함하면 3억9000만부 이상으로 추정된다.
드래곤볼은 해외 각국에서도 간행되며 일본 만화의 대표 작품 중 하나가 됐다. 이 작품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소년점프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본지에 많은 작품을 발표했던 도리야마 아키라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며 “도리야마 선생이 그린 만화는 국경을 넘어 세계에서 읽혔고 사랑받았다. 그가 만들어낸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과 압도적인 디자인 센스는 많은 만화가와 창작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