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MZ 잡아라" 국민카드, 애플페이 도입 검토

"수익보다 고객 편익 우선"

高수수료 탓 소극적 입장서 선회

스벅 등 대형가맹점도 40% 늘어

제휴땐 중소카드사 참여 줄이을듯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에 대한 적극적인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애초 높은 수수료와 인프라 구축 비용 등 수익성 문제로 주저했지만 고객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 입장에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 고위 관계자는 8일 “KB국민카드 고객들 중에 아이폰을 사용하는 분들이 ‘왜 우리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냐’고 질문을 많이 하신다”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고객 기반 확보 차원에서는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다각도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애플 쪽에서 세컨드 플레이어 제휴를 추진한다면 당연히 KB국민카드도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초 국내 카드사들은 애플페이와의 제휴에 소극적이었다. 이는 국민카드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수익성 문제다. 애플페이와 제휴하면 기대되는 이익보다 비용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애플에 결제 건당 0.15%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참여하는 삼성페이의 경우 수수료가 전혀 없는데 애플페이로 결제할 경우 카드사의 이익은 수수료만큼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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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가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이 아닌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의 단말기가 필요하다는 점도 카드사가 애플페이 도입을 주저하게 된 원인 중 하나다. 현재 국내에서는 약 400만 곳의 가맹점이 있는데 NFC 단말기가 설치된 곳은 8만~10만 곳 정도로 추정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전체 가맹점 중에서는 비중이 적지만 최근 새로 가게를 여는 경우에는 NFC 단말기를 주로 설치하고 있다”며 “단말기를 설치하는 부가가치통신사업자(VAN)도 교체를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요인들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KB국민카드가 입장을 이전과 달리한 것은 수익성보다 고객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5% 정도다. 지난해 1400만 대 정도가 국내에서 팔렸음을 고려하면 350만 명 이상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전부터 아이폰을 사용한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잠재적인 애플페이 사용자는 더 늘어난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이 아이폰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경제력이 갈수록 확대되는 이들을 미리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대형 가맹점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카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페이 론칭 당시 참여 브랜드는 온·오프라인 합산 127곳이었지만 현재는 스타벅스, CJ푸드빌 계열사, SPC 계열사, 현대아울렛, 롯데면세점 등이 참가하면서 178곳에 달하고 있다. 1년 사이 40% 이상 증가한 셈이다.

KB국민카드는 입장의 변화를 보였지만 또 다른 유력한 애플페이 도입 후보 카드사인 신한카드는 아직 입장의 변화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신한카드는 “아직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며 “계속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다른 카드사들 역시 입장이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넓히고자 하는 중위권 카드사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형사와 함께 움직이면 그만큼 눈치도 적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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