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의 차기 대표이사를 뽑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11일 오전에서 오후로 늦춰졌다.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신임 사장으로 유력했던 구도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임추위 시간을 당초 계획했던 오전에서 오후로 변경했다. 임추위에서 차기 사장 후보를 정하면 임시 이사회를 열어 확정한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오후에 시작하는 임추위·이사회에서 조율이 쉽게 되지 않으면 저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예정대로 주주총회를 개최하려면 12일 전에 차기 사장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
앞서 임추위는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유 전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3명의 숏리스트로 추렸다. 11일 취임식을 갖는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은 ‘농협맨’ 유 전 부회장이 증권 사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문성 있는 인사를 선임하도록 임추위에 맡겨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이 때문에 농협중앙회와 NH금융지주간 충돌이 빚어졌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강 회장이 업무를 시작한 지난 7일 NH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 검사에 착수했다. 차기 사장 인선 절차의 적절성을 포함해 지배구조를 샅샅이 들여다보겠다며 중앙회가 인사 개입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추위 시간이 바뀐 건 유 전 부회장 선임이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만약 중앙회가 유 전 부회장을 밀어붙인다면 감독원과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모양새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농협중앙회가 NH금융지주 지분 100%를 갖고 있고, 지주가 NH투자증권 지분을 56.8% 보유하고 있어도 중앙회는 주총에서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익명의 또 다른 관계자는 “지주 회장을 교체하지 않으면 강행은 불가능한데, 이는 파장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