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욕지도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 사고와 관련해 해경이 유관기관 합동 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통영해경은 13일 통영항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8개 기관 관계자 20여 명과 합동 감식에 들어갔다. 8개 기관이 감식한 자료를 정밀 분석해 결과를 내놓기까지는 최소 4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경은 남해안에서 발생한 어선 사고 때 실종자가 일본에서 종종 발견되는 만큼 일본해상보안청에도 협조 요청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복 사고 수사를 맡은 이정석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사고 선박이 조업 중에 타 선박과 충돌했는지 여부, 스크루에 걸린 로프(어장용 밧줄)가 사고 직접적인 원인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사고 시간대에 풍랑주의보 발효됐고, ‘기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파도와 강한 바람으로 전복됐을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선박(20t급)은 옥돔잡이에 나섰다가 9일 오전 통영시 욕지도 남쪽 68㎞ 해상에서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수색 끝에 선장 등 4명(한국인 1명, 인도네시아 국적 3명)이 구조됐지만 모두 숨졌다. 나머지 승선원 5명(한국인 1명, 인도네시아 국적 4명)은 실종 상태다.
해경은 8일 오후 8시 40분께 제2해신호가 제주어선안전조업국에 마지막으로 선박 위치를 보고하고, 15분 뒤 항적기록이 사라진 점에 비춰 이 시간대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채 발견된 4명 모두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사고에 대처하지 못할 만큼 순식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