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한국노총을 찾아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주 4.5일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한국노총과의 정책 연대를 재차 강조하며 노심(勞心) 공략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영등포구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의 노동 시계를 반드시 바로 잡겠다”면서 “주 4.5일제를 시작으로 노동시간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반(反)노동 그 자체였다”며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를 폭도로 몰고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노동시간 개악도 계속 시도 중이다. 겨우 정착된 주 52시간 노동을 되돌려 주 69시간 제도로 퇴행하려 한다”며 “그들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우리의 연대투쟁으로 겨우 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간담회에서 주 4일제 도입 및 장시간 압축 노동 근절, 65세 정년 연장 법제화, 노조법 2·3조 개정 등을 골자로 한 7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우리도 ‘백척간두진일보’의 심정으로 총선 투쟁에 임하겠다”며 “민주당 후보로 출전하는 박해철(경기 안산병), 박홍배(비례대표)는 노동 현장에서 단련된 보석 같은 인재다. 이들을 발탁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일하는시민연구소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1월 14∼16일 19세 이상 임금 노동자 300명에게 조사한 결과 응답자 셋 중 둘 이상인 67.3%(정규직 68.1%, 비정규직 66.7%)가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했다. 같은 주제로 2021년 한국리서치가 시행했던 조사(시민 1000명 대상)에서는 찬성 응답률이 51%였다.
근로시간 단축을 시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월부터 전사 상주근무 직원 10000여 명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형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했다. 삼성전자는 노사 협의를 거쳐 지난해 6월 월 필수 근무시간을 충족하면 매월 1회 금요일에 휴무하는 ‘월중휴무’ 제도를 신설했다. 월중휴무제에 대한 직원들의 호응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 따라서 주 4일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격주로 주 4일제를 시행키로 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여러 여건상 국내 제조 기업이 주 4일제를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