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은 "美 통화정책 완화→韓 물가·부채 자극 가능성"

세계 경제서 연준 통화정책 영향력 커져

물가·자산가격 상승 기대 재형성 가능성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한국의 물가와 부채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지적이 나왔다.



한은은 14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미 연준 통화 정책의 완화 전환은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 및 디레버리징 과정을 저해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최근 고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급등을 경험했던 경제 주체들이 물가 및 자산가격 상승 기대를 재형성할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부채의 디레버리징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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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현재 연 5.25~5.50%인 미국 정책금리가 올해 말까지 3회에 걸쳐 연 4.50~4.75%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6월 미 연준이 금리 인하를 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것이 시장 심리를 자극해 한국의 물가 안정세와 가계대출 증가 둔화세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에서 미 연준의 통화 정책이 가지는 영향력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이런 상황을 더욱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각국의 자본시장 개방, 외환시장 및 교역 연계 등의 확대 추세로 미 연준 통화정책의 파급력이 과거보다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본 이동, 환율·위험선호, 교역·총수요 경로 등을 통해 각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준의 피벗이 국내 통화 정책 운용의 폭을 넓혀줄 것이라는 기대도 내놨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경제 긴축 정도가 완화될 경우 글로벌 포트폴리오 자금이 유입되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줄어드는 등 외환 부문의 우려가 경감될 수 있다”며 “통화정책이 대내 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점차 확대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내수로 물가 상방 압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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