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7년 만에 처음 개정해 기관투자자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연기금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14일 금융위원회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엔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등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보험사·증권사 등 기관투자자 10개사가 참석했다.
먼저 한국ESG기준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투자대상 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7가지 원칙이다. 세부원칙을 모두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일부 원칙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유와 대안을 충분하게 설명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을 개정함으로써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 회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렇지 않다면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구체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이날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와 관련해 “기존 주요 지수와의 차별화 방법, 구성 종목 선정에 활용하는 지표의 적절성, 연기금의 적극적 활용 유도 등 주요 이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기업가치 우수 기업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을 편입한다는 원칙에 따라 개발 중인 신규 지수로 3분기 중 개발 예정이다.
이날 박현상 공무원연금공단 주식운용팀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목적은 한국 자본시장과 상장기업의 체질 개선이기 때문에 장기와 단기로 구분된 정책 아젠다가 필요하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기관투자자로서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했다.
밸류업 자문단 위원으로 참여 중인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이날 논의한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과 더불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밸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계속 발굴하고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시장은 “일본 사례를 보면 일본공적연금(GPIF) 등 일본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참여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주가지수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ESG기준원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핵심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처음 개정했다”며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 회사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기업가치를 보다 면밀하게 평가해 투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