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대거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한지 4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들 사이에서도 정부의 행정처분에 반발해 자발적으로 사직을 결의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오후 8시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교수들의 대응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의대생들의 휴학 러시가 이어지며 집단 유급 우려가 커지는 것과 관련 각 의대의 상황과 교수들의 사직 결의 현황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교협 차원에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관련 결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개별 의대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이 점차 확산하는 추세여서 의료공백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가톨릭의대 교수협 비대위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 온라인 회의를 열어 자발적 사직에 뜻을 모았다. 가톨릭의대는 빅5 병원 중 하나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8개 수련병원과 의대 기초의학교실에 소속된 교수 약 7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톨릭의대 전체 교수진(약 1500명)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앞서 울산대와 서울대 교수들이 정부의 조건없는 대화를 전제로 전원 사직을 예고한 데 이어 원광대와 경상국립대 교수들도 집단 사직을 결의했다.
성균관의대 교수협은 전일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및 기초의학교실 교수 500여 명이 모여 집단행동 방향을 논의한 바 있다.
이들은 이번 주 안에 비대위를 출범하고 다른 의대와 협력을 강화하며 의대생 휴학과 전공의 사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응 계획을 수립해 나갈 전망이다.
전의교협과는 별개로 꾸려진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5일까지 의대별로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전국 19개 의과대학 교수들은 지난 13일 회의에서 공동 비대위를 결성한 바 있다.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인 의대생과 수련병원 전공의가 무사히 복귀해 교육과 수련을 마치는 게 이들의 일차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