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시행된 글로벌 최저한세(15%)와 관련해 삼성중공업은 2023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 법인 등 유효세율이 15% 미만이라며 향후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기아는 사업장 일부가 저세율 국가인 헝가리에 있다며 세금이 증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LG디스플레이와 HD한국조선해양 등이 각각 베트남과 아르헨티나 법인이 현재 최저한세율보다 낮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주요 대기업들이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 재무회계 담당자들은 “글로벌 최저한세로 업무 부담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기본이다. 명확한 업무 프로세스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 각 해외법인의 실효세 부담을 계산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회계법인 EY한영이 지난달 국내 기업 실무자 3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추가 세 부담 및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33%)’이 글로벌 최저한세 시행으로 가장 우려되는 사안으로 꼽혔다.
국내에서는 올해 1월부터 글로벌 최저한세가 도입됐다. 기업들은 2024 사업연도 실적을 기준으로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른 추가 세액을 계산해 2026년 6월까지 신고해야 한다. 문제는 글로벌 최저한세 시행으로 발생할 비용을 파악하기조차 어렵다는 점이다. 관련 컨설팅을 받기 위해 로펌과 회계법인을 찾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공시도 부담이다. 올해부터 재무제표 주석에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른 법인세 비용을 반영해야 하는데 주석 공시 관련 형식이나 포함할 내용 등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관련 부처에서 글로벌 최저한세 관련 질의회신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재부와 국세청에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가 있지만 기업의 관점에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고 짚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사 등 업계 전문가들을 만난 뒤 세정 지원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