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바이오 산업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고 나서자 이달 제약·바이오 관련주가 반사 이익 기대에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8.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92% 오른 점을 고려하면 시장 수익률을 한참 웃돈 셈이다. KRX헬스케어지수는 거래소가 선정한 주요 제약·바이오주 75개로 구성됐다.
개별 종목 기준으로도 이달 강세를 보이는 상장사가 속출하고 있다. 이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6.7% 오른 것을 비롯해 레고켐바이오(141080)(29.6%), 알테오젠(196170)(27.3%), HLB(028300)(25.6%), 에이비엘바이오(298380)(10.7%), 유한양행(000100)(9.7%), 삼천당제약(000250)(8.6%), 코오롱생명과학(102940)(7.6%) 등 대다수 바이오주가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바이오 관련주들은 지난달만 해도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에 밀려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다가 이달 초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바이오주가 이달 빠른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조만간 미국의 중국 업체 제재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11일(현지 시간) 중국 기업을 견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다. 미국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우시앱텍,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 MGI, 컴플리트 지노믹 등 중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법안의 골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최종적으로 도입되면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국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중국을 대체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 업계 세계 최대 학회 중 하나인 4월 미국 암 연구학회(AACR)도 관련 주식에 대한 기대 심리를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 올해 AACR에서는 레고켐바이오가 세계 첫 이중항체 기반 항체 약물 접합체 전임상 결과를, 에이비엘바이오와 유한양행이 항암제에 대한 비임상 데이터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6월 공매도 재개 전까지는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