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구독자를 대상으로만 추가 과금 없이 인기 게임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모바일 게임시장에서의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구독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지만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구독형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1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일명 ‘악마의 게임’으로 불리는 ‘풋볼 매니저 2024 모바일(FMM 2024)’은 넷플릭스 구독자만 이용할 수 있다. 매년 새로운 버전으로 출시되는 풋볼 매니저는 인기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유저가 감독이 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에서 실제로 뛰는 선수들을 영입해 훈련시키며 팀의 우승을 이끈다. 지난해까지는 구글 앱스토어 등에서 다운 받아 누구나 즐길 수 있었지만 올해 모바일 버전부터는 넷플릭스가 독점 공급해 자사 계정 보유자만 즐길 수 있도록 바뀌었다. 미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인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 트릴로지’도 넷플릭스 구독자만 이용 가능하다.
넷플릭스가 영화 등 기존 ‘킬러 콘텐츠’ 분야를 넘어 게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은 구독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넷플릭스 앱에서 게임을 바로 다운 받을 수 있다 보니 기존 이용자에 게임 유저까지 추가 유입되면서 앱 이용자 수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지난 달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251만 9501명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유튜브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를 두고 게임 유저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 계정을 보유한 유저들은 플랫폼에서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게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즐길 거리가 많다는 입장이다. 반면 게임 이용을 위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났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모바일 게임 구매 비용만 부담하면 사실상 평생 무료로 즐길 수 있었던 게임들이 매달 돈을 내고 사용해야 하는 ‘구독형’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한 게임 이용자는 “게임 구매 비용만 일회성으로 지불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매달 이용 비용을 내게 된 셈"이라며 “기존 FMM 구매 비용은 1만 원으로 넷플릭스 한 달 구독료(1만 3500원) 보다 싸다 보니 2~3개월만 지나도 부담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