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수장인 이재명 대표가 잇따라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면서 4월 총선에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18일 “오늘 또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여론의 동정표를 구했지만 자신의 ‘사법 리스크’만 부각시킨 것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와 서울 마포 지원 유세를 마친 뒤 오후에는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해 위증 교사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했다. 그는 19일에도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재판이 예정돼 있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강원 춘천·원주 지원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표는 또 22일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앞두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재판만 열리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날을 세웠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판은 총선을 이유로 연기한 반면 이 대표의 재판은 계속 진행되면서다. 이 대표도 이날 마포 유세 중 기자회견을 갖고 “1분 1초가 천금 같고 여삼추인데 이렇게 시간을 뺏겨 재판받고 다니는 사실이 서글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당 안팎에서는 그러나 이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계륵’이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얼굴이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야 하는 것은 전국 선거전에서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재판을 받는 이 대표가 정권 심판론을 거세게 제기하며 실언 논란에 휩싸이는 것도 리스크로 꼽힌다. 막말 논란이 최근 선거전의 주요 이슈가 된 가운데 이 대표 스스로 ‘2찍’ 등의 혐오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분간 선거운동과 재판을 병행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깜짝’ 지원 유세를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스스로가 중도층 확장에 방해 요인이 되는 만큼 선거 후반부에는 이해찬 전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의 역할이 커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