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장 건설 수주 반토막, 경기 침체 벗어나려면 기업이 뛰게 해야


제조업의 주요 투자 지표인 공장·창고 건설 수주액이 올 1월 전년 동월 대비 51.4% 감소한 7024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실·점포 건설 수주액은 86.67%나 줄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월(-86.72%) 이래 최악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공장과 사무실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과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전 산업 업황 BSI가 41개월 만에 최저인 68에 그친 것도 같은 맥락이다. BSI가 100을 밑돌면 기업인의 경기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은행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부실 기업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다수 국내외 기관들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에 힘입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4%에서 2%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내수도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그사이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꺾이고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면 경기 회복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일부 민간 연구소들이 올해 1.7~1.8%의 낮은 성장률을 예고할 정도로 우리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이 크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경기 회복에서 소외된 대다수 중소·중견 기업들이 고물가·고금리 등의 파고를 넘지 못해 도태된다면 우리 경제가 입을 손실은 막대할 것이다.



꺼져가는 경기의 불씨를 살리고 경제의 활력을 되살릴 방법은 기업들의 적극적 투자로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는 것뿐이다. 그러려면 우선 면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데도 정부 지원에 의존해 연명하는 ‘좀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 그 대신에 생존 능력이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모래주머니’ 같은 규제 사슬을 과감히 풀고 금융·세제 등의 전방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소·중견 기업들도 마음껏 뛰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경기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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