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럽 국가들이 ‘공정한 몫(Fair share)’을 지불한다면 미국은 100%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나토에 대한 극단적 발언으로 유럽을 경악시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종의 ‘톤 다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영국의 보수우파 성향 방송인 GB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이 공정한 플레이를 하기 시작한다면(국내총생산의 2% 이상 국방비 지출을 의미) 미국은 나토에 잔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100%다”라고 답했다.
그는 정당한 국방비용 지출을 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에 대해서는 러시아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할 것이라는 지난달 발언에 대해 질문 받자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협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의 비용 구조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은 나토 비용의 90%를 대고 있다"면서 “이는 가장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는 미국을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없다면 나토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무역에서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유럽 국가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나토에 대해 나소 누그러진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태도는 앞서 ‘러시아 침공을 부추기겠다’고까지 한 자신의 발언을 진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자신의 진의가 ‘나토 탈퇴’ 가 아니라 특유의 거친 협상으로 유럽 회원국들의 국방비를 증액하는 데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경선 유세에서 나토 동맹을 경시하는 발언으로 전 세계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당시 "한 큰 나라의 대통령이 일어나서 '만약 우리가 돈을 내지 않고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 당신은 우리를 보호해 주겠느냐'고 하자 나는 (중략) '당신네를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모조리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러시아 대통령)푸틴이 유럽에서 행군(march) 중이다. 내 전임자는 그에게 고개를 숙이고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