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돈을 빌려가고 차용증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잠수를 탔는데 소송과 가압류 중 먼저 해야 할 것 무엇인가요.”
20일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서울 역삼동 대륙아주 사옥에서 네이버클라우드, 넥서스AI와 ‘하이퍼클로바X 기반 AI 법률 Q&A 서비스 출범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서비스명은 ‘AI대륙아주’로 이날 언론 대상 시연회에서 이 AI 서비스는 간단한 법률 관련 질문에 100~500자 정도 간결한 답변을 10초 안으로 빠르게 내놨다.
AI대륙아주 관계자가 “친구가 돈을 빌려간 뒤 잠적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라고 질문을 하면 AI는 5초 만에 “가압류를 먼저 해야 한다”며 결론에 대한 이유도 200자 정도로 간략하게 법적 근거를 들며 설명했다.
대륙아주는 대형 로펌 중 처음으로 기업대소비자(B2C) AI법률 서비스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소속 변호사들이 달라붙어 법적인 답변에 대한 1만 개 이상 샘플 작성과 검증을 했다. 넥서스AI는 오픈AI 등 글로벌 초대형언어모델(LLM)을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한국어에 특화돼 있고 추가 강화 학습이 가능한 네이버클라우드의 하이퍼클로바X를 기본 LLM으로 채택했다.
하이퍼클로바X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어 기반 법률 검색에서 장점이 드러났다. ‘잠수를 타다’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미국의 오픈AI는 단어 그대로의 ‘잠수’로 직역했지만 하이퍼클로바X에서는 ‘잠적하다’의 의미로 자동 해석해 AI 법률 서비스 이용자들이 편하게 질문할 수 있는 구조였다.
현재 AI대륙아주는 대부분 간단한 법률 질의에 대한 답을 하는 등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재원 넥서스AI 대표는 “현재 기술 수준은 (최대한 할 수 있는 능력에 비해)10%에 그친다”며 “서비스를 최대한 빨리 낸 이유는 토종 기술로도 훌륭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대륙아주와 넥서스AI는 출시 전 자체적으로 무작위로 법률 질문을 시연한 결과 잘못된 답을 한 결과가 12% 가량 나왔다. 이 대표는 “정답은 88% 정도였는데 이중 23%는 다소 아쉬운 답이 나왔지만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당장은 간단한 송무 관련 질의응답에 그치지만 앞으로는 AI 기반 자문 분야 서비스도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대륙아주는 AI대륙아주를 향후 수익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는 “당장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기술이 더 개선되면)다른 로펌이나 변호사들도 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AI가 법률시장에도 빠르게 안착하면서 대한변호사협회 등 법조계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변협은 AI대륙아주에 대해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소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변협에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