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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미사일 다층방어체계는…2027년 한국판 사드 ‘L-SAM 부대’도 창설[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KAMD, 2년 앞당겨 2028년까지 구축

M-SAM-Ⅱ· 패트리엇 ‘하층’ 방어 핵심

‘상층’ 방어는 L-SAM·사드 체계가 담당

해상 방공망은 이지스함에 ‘SM-6’ 도입

국산 L-SAM 시험발사 장면. 사진 제공=국방부국산 L-SAM 시험발사 장면. 사진 제공=국방부




군 당국은 북한의 각종 탄도미사일과 위협이 현실화한 만큼 이를 탐지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다층방어체계’(KAMD)를 4년 안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층·상층방어에 필요한 중·장거리 요격무기 전력화 완료 시기를 당초 예상됐던 2030년대에서 2028년까지로 앞당길 방침이다. 여기에 ‘한국형 아이언돔’인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전력화도 이 기간에 완료될 예정이어서 KAMD 능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2024∼2028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사거리와 요격률이 크게 향상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M-SAM-Ⅱ·천궁-Ⅱ)와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가 2028년까지 작전 배치된다. 당초엔 2030년대에나 전력화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개발 중인 M-SAM-Ⅱ와 L-SAM 작전 배치 시기를 2028년까지로 못박으며 KAMD 구축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다.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Ⅱ’ 하층방어 핵심


수도권을 공격할 북한 무기는 장사정포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은 서울을 때릴 수 있는 단거리와 준중거리 미사일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신형 단거리, 준중거리 미사일은 전술핵 수준의 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등 수도권 방어를 위해선 미국이 개발한 사드와 패트리엇, 한국이 개발한 M-SAM-Ⅱ(천궁-Ⅱ), L-SAM을 비롯해 한국형 아이언돔 등 복합다층방어체계가 풀가동돼야 수도권 및 핵심시설 방어를 위해 다다익선이다.

KAMD는 하층과 상층으로 나눠져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선 하층 방어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M-SAM-Ⅱ는 고도 30∼40km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하층방어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M-SAM-Ⅰ을 개량한 것이다. 이미 작전 배치된 M-SAM-Ⅰ(고도 20㎞ 이하)는 더 낮은 고도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 무기와 함께 하층방어를 담당하는 전력은 패트리엇(PAC-2/PAC-3·고도 40㎞ 이하)이 있다.

하층과 상층에 중간 지역을 담당하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인 M-SAM-Ⅲ(고도 40㎞ 이상)도 있다. M-SAM-Ⅲ는 북한 미사일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M-SAM-Ⅱ보다 요격 성능과 교전 능력이 향상된 유도무기다. 오는 2034년까지 약 2조8300억 원이 투입돼 개발된다.

자료: 연합뉴스자료: 연합뉴스


상층방어 전력으로는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이미 전력화가 완료된 L-SAM(고도 50∼60㎞)과 개발 중인 L-SAM-Ⅱ(고도 60∼150㎞ 이하)가 있다. L-SAM은 사드 요격 범위 아래로 날아오는 북한 미사일을 떨어뜨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L-SAM-Ⅱ는 기존 L-SAM보다 요격 고도가 상향된 고고도 요격유도탄과 공력비행 미사일을 장거리에서 요격할 수 있는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이 핵심이다. 주한미군에 배치된 사드와 동일한 요격 고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타격할 L-SAM-Ⅱ는 오는 2035년까지 2조7100억원이 투입돼 개발된다.

군은 추가 시험 발사와 평가를 거쳐 올해 말까지 L-SAM 체계 개발을 완료하고 2026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실전배치는 2027~2028년으로 전망된다. 북한 미사일이 위협이 갈수록 커지면서 실전 배치 시점은 앞당겨질 수는 있는 것이다.

군 당국은 특히 실전배치가 이뤄지는 시점, 이르면 2027년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에 ‘L-SAM 운용부대’를 창설할 계획이다. 경북 성주에 있는 주한미군 사드 기지처럼 별도의 L-SAM 운용 부대를 만들어 하층방어 전력부대와 연동해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방어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판 사드 ‘L-SAM’ 해상용으로도 개발


여기에다 이미 전력화가 완료된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Ⅰ/Ⅱ와 탄도탄 추적 능력을 갖춘 정조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을 순차적으로 전력화해 탄도탄에 대한 중첩감시 능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육군과 공군 전력자산은 물론 해군도 함께 해상 기반(해상 방공망) 3축 체계 구축의 일환인 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서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SM-6 요격미사일도 운용한다. SM-6 요격미사일의 최대 요격 고도는 35㎞다.

우리 군은 당초 70-600km의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미국의 SM-3 요격미사일을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형전술미사일(KN-23)과 초대형 방사포를 등장시키며 SM-6 도입으로 선회했다. 이는 북한의 신형전술미사일의 비행고도가 60여 km인데, SM-3의 최저 요격고도는 70-90 km여서 그 아래로 비행하는 미사일은 요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는 국산 L-SAM을 해상 기반으로 개조·개발한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같은 구상이 성공하면 우리 군은 여러 번의 요격 시도로 방어 성공율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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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이 일정 고도에서 가상의 표적 요격에 성공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화면. 사진 제공=국방부사진은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이 일정 고도에서 가상의 표적 요격에 성공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화면. 사진 제공=국방부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를 꼽는다면 단연 한국형 사드(THAAD)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이다. L-SAM은 원거리의 표적을 레이더로 조기에 탐지해 유도탄으로 정확히 요격하는 중·상층 방어용 무기체계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레이더는 한화시스템이, 유도탄은 LIG넥스원 등 국내 업체들이 주축이 돼 L-SAM의 주요 구성품을 개발 중이다.

L-SAM의 핵심 센서인 다기능레이더(MFR)다. 정사각형 형태로 된 L-SAM MFR 시제기는 최대 150도 범위에서 회전이 가능한 형태로 광범위한 면적을 탐지하는 게 가능하다. 트레일러 형태로 이동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 실전 배치 시 항공기 수백 대, 탄도탄 수십 기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L-SAM은 군의 독자 방공망인 KAMD의 ‘마지막 퍼즐’이다. 전력화되면 하층 방어용인 한국군의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와 중층 방어용이자 '천궁-II'로 알려진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와 연동이 가능해 군의 독자적인 다층·복합적 방어체계가 완성된다. 이 때문에 L-SAM은 주한미군이 성주기지에서 운용 중인 사드 체계와 종종 비교된다.

‘L-SAM’ 가격대비 성능, 사드 보다 ‘압승’


현재 개발 중인 L-SAM을 사드와 동일한 수준의 요격체계로 보는 건 아직은 무리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 대체적인 평가다. 주한미군이 홈페이지에 올라온 부대 소개 책자에 따르면 성주기지의 사드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최대 1000㎞다. 탄도탄 탐지에 특화된 강력한 주파수 대역인 엑스(X) 밴드를 사용해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이에 비해 L-SAM은 항공기와 탄도탄 탐지 겸용인 에스(S) 밴드를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주파수 대역 특성상 정확도는 사드보다는 떨어진다. 최대 탐지거리는 수백㎞ 정도로 알려졌다.

유도탄은 높은 고도일수록 정확한 방향 제어 기술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사드가 최대 고도 150㎞까지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데 비해 L-SAM의 최대 70㎞ 정도로 상대적으로 최대 방어 고도가 낮다. 하지만 가격대비 성능 측면에서 보면 L-SAM이 단연 ‘압승’이라는 게 국내 방산업체의 공통적 시각이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레이더 시제기. 군은 2024년 11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방위사업청한화시스템이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레이더 시제기. 군은 2024년 11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군 당국은 다층방어체계의 또 다른 축인 ‘한국형 아이언돔(Iron Dome)’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사정포 위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현재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측 지역에는 1000여 문의 각종 장사정포가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 사거리 54㎞의 170㎜ 자주포(140문)와 다연장포인 사거리 60㎞의 240㎜ 방사포(200문) 등 340여 문이 서울과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240㎜ 방사포는 240㎜ 로켓 발사관 12개 또는 22개를 한 다발로 묶은 형태다. 22연장을 기준으로 한번에 최대 4400발의 로켓을 쏠 수 있다. 170㎜ 자주포는 5분에 1~2발을 쏠 정도로 느리지만 5분에 2발을 쏠 경우 1시간에 최대 3360발의 포탄을 퍼부을 수 있다. 이들 장사정포가 개전(開戰) 1시간 내에 최대 1만6000여발의 포탄을 우리 수도권에 퍼부을 수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이 올해 전력화 된다. KTSSM은 갱도를 보호하는 콘크리트 방호벽과 토사를 뚫고 들어가 갱도 내 장비와 물자, 병력 등을 파괴하는 것이 가능하다. 북한군의 장사정포 갱도 진지 등을 직접 타격할 수 있어 ‘장사정포 킬러’로 불린다.

갱도 뚫고 파괴 KTSSM은 ‘장사정포 킬러’


몇 초 사이로 연속 4발을 사격할 수 있다. 또 최대 사거리 180km로, 군용 GPS를 탑재해 미사일의 명중 정도를 나타내는 원형공산오차(CEP)가 1~2m에 불과할 정도로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움직이는 장사정포 포대가 있다면 대포병레이더로 위치를 파악해 2차 파괴에 나선다. 이러한 대화력전 수행체계는 현재 우리 군 전력의 핵심이다.

현재까지 한국형 아이언돔이 배치될 장소로 대통령실과 국방부, 수도방위사령부 등 국가 중요시설 11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력전 수행본부와 미 2사단 등이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창’(북한 장사정포)과 ‘창’(한·미 연합군의 대화력전)의 대결을 강조해온 군사전략에서 ‘창’(장사정포)과 ‘방패’(아이언돔)의 구도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천궁-Ⅱ, PAC-3 유도탄, L-SAM 등 다양한 방어전력을 확보해 수도권 및 핵심시설 등 주요 자산에 대한 상·하층 방어능력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여기에 장사정포요격체계와 M-SAM-Ⅲ, L-SAM-Ⅱ 등을 개발해 작전배치하면 강력한 복합·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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