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비오면 할인…‘레고랜드’ 입장권에 ‘싯가’ 도입, 한국도?

수요 늘면 가격 오르는 '다이내믹프라이싱' 도입

오닐 CEO "직관적…상위 20위 명소 도입할 것"

전년보다 관광객 줄었지만 매출은 8% 더 올라

"방문자수와 가격의 줄다리기 해야하는 상황"

뉴욕·한국 레고랜드 가치하락에 2억파운드 손실

"뉴욕은 회복 기대, 한국은 '리셋' 필요할 지도"

레고랜드 호텔의 모습/출처=멀린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레고랜드 호텔의 모습/출처=멀린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테마파크인 ‘레고랜드’와 아쿠아리움 브랜드 ‘씨라이프’, 마담투소 박물관 등의 어트랙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영국의 멀린엔터테인먼트가 방문객 수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일명 ‘다이내믹 프라이싱’이라고 불리는 요금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실시간 수요·공급을 반영해 제품 및 서비스 가격을 탄력적으로 바꾸는 가격 정책으로 소위 한국의 ‘싯가’와 같은 개념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멀린의 최고경영자(CEO) 스콧 오닐은 올해 말까지 전세계 매출 상위 20개 명소와 미국 주요 관광지에 ‘다이내믹 프라이싱’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닐 CEO는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수요·공급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가격을 조정하는 이 모델이 “매우 직관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FT와 인터뷰에서 “예를 들어 영국의 어트랙션의 경우 8월 성수기 토요일 가격이 3월 비오는 화요일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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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바뀌는 이런 ‘싯가’ 모델은 과거부터 호텔과 항공요금 등에 적용돼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레스토랑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에도 이 모델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중이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 역시 지난달 매장에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책정하는 방안을 테스트하겠다고 밝혀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웬디스 측은 “고객이 많이 찾는 시간대에는 가격을 올리지 않고 한가한 시간대는 가격을 낮추겠다”고 성명을 발표해 비난을 잠재웠다.

멀린의 발표는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의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2023년 매출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21억 파운드(약 3조 5496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멀린 측에 따르면 런던 방문객 4명 중 1명이 멀린 어트랙션 중 한 곳을 이용했다. 다만 글로벌 총 방문객 수는 지난해 6210만 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기록한 6700만 명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오닐 CEO는 “고객들의 방문은 줄었지만 개별 고객의 지출 비용은 더 많아졌다”며 “규모(방문)와 가격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줄다리기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멀린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뉴욕과 한국에 건설한 레고랜드의 가치 하락으로 2억 1400만 파운드(약 3617억원)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닐 CEO는 “뉴욕 테마파크는 언젠가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의 경우 ‘리셋’이 필요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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