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30억 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 10명 중 7명은 증권사 전문 프라이빗뱅커(PB)에게 자신의 포트폴리오 분석, 부동산·세무 등 관련 전문 컨설팅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상품 중에서는 절세를 위한 미국 장기 채권, 공모주 펀드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증권은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SNI(Success & Investment) PB 대상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SNI는 삼성증권이 2010년 도입한 초고액 자산가 전담 브랜드로 30억 원 이상 고객을 주로 관리한다. 이번 설문은 이달 초 SNI PB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에 따르면 최저 30억 원, 많게는 조 단위의 초고액 자산가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는 ‘고객 및 가족의 포트폴리오 분석(44%)’으로 조사됐다. 이어 ‘부동산·세무 등과 관련한 전문가 컨설팅’이 27%로 뒤를 이었다.
반면 ‘실시간 주식·채권 시황 동향 안내’는 2%에 그쳤다. 초고액 자산가들은 단순 매매를 통한 자산 증식보다는 관리에 더 방점을 둔다는 의미다.
이는 PB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을 묻는 답변에서도 잘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1990~2000년대 PB의 필수 역량으로 여겨졌던 ‘주식 트레이딩 역량’을 꼽은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10명 중 4명은 빠르게 변하는 금융 환경을 적시에 파악해 컨설팅해주는 ‘시장·상품 관련 스터디 역량’을 지목했고 ‘전문가 네트워크(33%)’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기업금융(IB) 등 법인 영업 관련 지식(16%)’ ‘부동산·세무 관련 지식(7%)’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시장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고객이 운영하는 법인의 재무적·미재무적 니즈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슈퍼리치가 투자하는 상품으로는 자본 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미국 장기 국채나 공모주에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 북미·유럽 지역의 사모대출펀드(PDF) 등이 꼽혔다. 윤서영 삼성증권 SNI패밀리오피스센터 2지점 수석PB는 “법인 오너들은 가업승계를 위한 블록딜 매매 등 재무적 자문서부터 비상장 주식의 밸류에이션 평가 등 비재무적 니즈까지 다양한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주기 원한다”며 “특히 IB적 역량에 대한 니즈가 최근 들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초고액 자산가 중 1000억 원 이상 자산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80개 가문, 예탁 자산 20조 원을 관리 중으로 가문별 평균 예탁 자산은 2500억 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