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와 OCI그룹 통합 찬반을 두고 팽팽하게 갈린 오너 일가 싸움에서 ‘캐스팅보트’로 꼽힌 국민연금이 찬성 측 손을 들었다. 다만 소액주주 표심으로 결과가 뒤집힐 수 있어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6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안건을 두고 “이사회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한다”며 회사 측이 지지한 이사회 구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사내이사 임주현·이우현, 기타비상무이사 최인영, 사외이사 박경진·서정모·김하일, 감사위원 박경진·서정모 각 선임의 건이 통과됐다. 그 외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후보들의 선임 건에 대해서는 ‘반대’ 결정했다.
통합 측을 지지하는 한미사이언스그룹 송영숙 회장과 딸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은 32.23%로, 국민연금 7.38%와 합치면 39.61%다. 반대파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종훈 한미약품 사장 형제와 이들을 지지하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을 합친 37.2%보다 간발의 차로 많다.
일단은 국민연금의 지지로 한미와 OCI 통합에 한발짝 가까워졌지만, 최종 결과는 오는 28일 주총에서 소액주주 표심에 따라 갈릴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은 21%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만일 반대 쪽이 우세할 경우 통합이 무산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주주들에게 의사결정 방향을 제시하는 의결권자문사들의 판단도 나뉘고 있다. 국내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 루이스는 통합을 지지하는 회사 측 이사선임 안건에 찬성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반대 측 이사 후보를 지지했다. 또 다른 글로벌 자문사 ISS는 회사 측 후보 3명과 임 형제 측 후보 2명에 대해 각각 찬성 의견을 내며 중립을 유지했다.
한편 이날은 법원이 임 씨 형제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에 반대한다며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통합을 위한) 회사의 신주 발행이 불공정한 위법 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며 “해당 결정이 합리적이고 적정한지는 주주들이 평가할 것”이라며 주총에 공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