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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국민연금도 “한미-OCI 통합 문제 없어”…공은 소액주주에게로

■경영권 분쟁 결국 표 대결로

모녀 43%, 형제 40% 지분 확보

결국 소액주주 손에 경영권 달려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한미약품(128940) 그룹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 보트’인 국민연금이 송영숙 한미사이언스(008930) 회장과 임주현 사장 모녀의 손을 들어줬다. 송 회장은 한미그룹 경영권을 놓고 벌이는 지분 경쟁에서 아들인 임종윤·종훈 형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게 됐다. 법원도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는 소액주주가 경영권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의 안건을 심의했다. 국민연금은 한미사이언스 경영진이 추천한 임주현·이우현 사내이사,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김하일·서정모·박경진 사외이사 등 선임 안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 수책위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안한 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선임 안건 선임 안건에는 모두 반대했다. 수책위는 “이사회 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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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송 회장 측은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됐다. 송 회장 측은 기존 지분 35%에다 국민연금 7.66%까지 42.66%를 잠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지지를 선언한 신동국 회장 지분 12.15%을 포함할 경우 총 40.57%다. 근소한 차이로 이제 경영권의 향방은 16.77%에 해당하는 소액주주들이 좌우할 전망이다.

이날 수원중앙지법 제31민사부도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운영자금 조달의 필요성과 재무구조 개선 및 장기적 연구개발(R&D) 투자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적 자본제휴의 필요성이 존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이 송 회장 개인 이익을 위한 것이고 주주에게 불이익이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통합 결정과 관련해 현 경영진을 이끄는 송 회장 측의 경영권·지배권 강화 목적 등이 의심되기는 한다” 면서도 “경영권 방어의 부수적 목적이 있더라도 현저히 불공정한 방법으로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OCI홀딩스가 유상증자에 참여, 한미사이언스 주식 현물출자에 따른 신주 발행 등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취득해 통합 그룹의 최대 주주가 되는 방안이었던 만큼 신주발행은 반드시 필요했던 과정이었다.

두 개의 큰 산을 넘은 한미그룹은 “법원으로부터 통합의 정당성을 인정받았고 국민연금으로부터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진정성도 인정 받게 돼 기쁘다”며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회사의 의지와 진심에 대한 주주님들의 성원과 지지를 받아 흔들림 없이 통합을 추진하고 높은 주주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즉시 항고하겠다”며 “본안소송을 통해 재판부의 정확한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했다.

소액주주들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은 갈린다. 국내외 주 자문사 5곳 중 3곳은 한미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서스틴베스트, 글래스루이스, 한국ESG평가원은 한미그룹 측 후보에 찬성 의견을 냈다. ISS는 한미그룹 측 3명, 형제 측 2명에 찬성했고 한국ESG기준원(KCGS)는 형제 측 후보에 찬성을 권고했다.


왕해나 기자·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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