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작가의 세계관을 담은 '7인의 탈출'이 시즌2인 '7인의 부활'로 돌아온다.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는 평을 얻은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절치부심해 편안한 감성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시즌1에서 쌓은 빌드업이 시즌2에서는 어떤 카타르시스로 풀릴지 기대된다.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홀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극본 김순옥/연출 오준혁)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오준혁 감독, 배우 엄기준, 황정음, 이준, 이유비, 신은경, 윤종훈, 조윤희, 이정신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혼 소송 중인 황정음의 첫 공식석상이다.
'7인의 부활'은 지난해 9월 방송된 '7인의 탈출'의 시즌2다. 리셋된 복수의 판을 배경으로 다시 태어난 7인의 처절하고 강렬한 공조를 그린다.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집필한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다. 주동민 감독이 시즌1의 연출을 맡았고, 시즌2는 오준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오 감독은 시즌1과 차별점을 밝혔다. 그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발하게 됐다. 시즌1이 빌드업이었다면, 시즌2에서는 여러 가지 죄를 지은 사람들이 단죄를 당한다"며 "답답한 부분을 풀어드릴 수 있게 연출하려고 노력했다. 시즌1에 여러 가지 사건이 벌어졌다고 하면, 시즌2에서는 캐릭터의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변화를 따라가면 좋을 것 같다"며 "시즌2는 대단원의 마무리를 지으니 조금 더 잘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시즌1은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평을 얻은 바 있다. 시즌2에서는 이를 상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오 감독은 "시청자들의 따끔한 지적을 반영했다. 시즌2는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맵고, 달고, 짠 다양한 맛의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김순옥 작가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 시리즈까지 내가 조연출로 호흡을 맞췄다. 나름대로 작가님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출에도 많은 신뢰를 보내주셨다"고 말했다.
엄기준은 이휘소라는 이름으로 완벽히 신분 세탁에 성공하고 권력까지 거머쥔 매튜 리로 돌아온다. 그는 "매튜 리가 이휘소라는 사실을 알고 시작했다. 촬영 중반에 내가 다른 이름이라는 걸 알았다"며 "굉장히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1 제작발표회 당시 엄기준은 매튜 리는 선역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엄기준은 최근 동안 꾸준히 악역을 맡았다. 그러나 뚜껑을 연 매튜 리는 악역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그는 정말 선역인 줄 알았다. 몇 년 만에 맡은 선역인지, 기분 좋게 촬영했는데, 내가 케이라는 악역이더라"며 "시즌2에서는 그냥 선역 아닌 악역"이라고 강조했다. 선역에 대한 갈망은 없을까. 엄기준은 "선역 보다는 코미디에 대하 갈망이 있다. 내가 20개의 작품을 했는데, 그중 17개의 작품에서 악역을 했다"고 말했다.
황정음은 딸의 죽음과 맞바꾼 성공을 지켜내기 위한 야망과 욕망의 화신 금라희 역을 맡았다. 그는 "강렬한 악역은 처음이라 시즌1 때는 세게 했다면, 시즌2에서는 이야기에 따라 달라진 결을 볼 수 있을 거다. 1년 8개월 동안 소리를 지르다 본 복식 호흡도 좋아졌다"며 "시즌2에서는 편하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금라희는 성공을 위해 딸을 죽음으로 모는, 모성애가 없는 인물이다. 황정음은 자신과 반대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는 아기를 낳은 전과 후로 나뉜다. 희생을 할 수 있는 걸 알게 해 준 아들에게 감사하다"며 "그래서 금라희에게 다가가고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유비는 거짓으로 만들어진 만인의 스타 한모네로 분해 황찬성 역의 이정신과 이야기의 또 다른 한 축을 만든다. 이정신은 "한모네와의 관계성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스포일러다. 시즌1을 재밌게 봤고, 이유비가 한모네를 잘 소화하는 걸 보고 배우로서 부러웠다"며 "그런데 이렇게 같이 연기하게 돼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찬성은 점점 바뀐다. 지금까지 내가 맡았던 캐릭터와 완전히 다른 결이라 도전이었다"며 "그런 부분을 재밌게 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돈이 인생 최고의 가치라 여기는 차주란 역은 신은경이 맡았다. 그는 "그 전에는 내 역할에 자신이 없어서 공식석상에 서지 않았다. 이번에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김순옥 작가와 세 작품을 같이 하고 있다. 매 신 마다 놀랐는데, 그게 배우에게는 도전이라 재밌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가 편안히 할 수 있도록 여지를 많이 수지는 편이다. 자유롭게 할 수 있게 열어주셔서 신나고 재밌다"며 "더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게 된다. 내 아이디어를 감독님은 신선하게 받아들여 줘서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종훈은 힘과 권력을 얻기 위해 매튜 리의 충신이 되기로 한 양진모를 연기한다. 조윤희는 최고의 엄마를 꿈꾸며 양진모와 위장 부부를 택한 고명지로 분한다. 윤종훈은 "19개월 동안 만나서 촬영했더라. 조윤희와 즐겁고 감사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조윤희는 "시즌1 때 악역이 재밌어서 평생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해보니 심적으로 힘들더라. 이제는 착한 역할을 하고 싶다"며 "아이에 대한 모성애가 강한 역할이라 시즌2에서도 여전히 고군분투한다. 위장부부지만 남편이 생긴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결말이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해 달라"고 했다.
시즌1은 MBC '연인'과 맞붙었고, 시즌2는 tvN '눈물의 여왕'과 겹칠 예정이다. 연달아 로맨스물과 맞붙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오 감독은 "우리 만의 매운맛 로맨스로 차별화 된 길을 걷고 있다. 우리도 로맨스가 있다"고 강조했다. 엄기준은 "나의 연기 변신이 차별점"이라고 했다. 황정음은 "김순옥 작가의 작품을 처음 하는데, 원래 작가님과 작품을 많이 한 배우들을 보면서 느낀 게 많다. '이런 자세로 연기를 대하는 분들이 있었구나' 싶었다"며 "우리 드라마의 포인트는 연기 열정"이라고 했다.
'7인의 부활'은 오는 29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