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위협·기회·회피·쇄신"…알·테 공습에 '4社4色' 전략 내놓은 유통업계

◆주총서 잇단 대응책 제시

현대GF홀딩스 "경쟁상대아냐"

GS리테일, 출혈경쟁 예상 속

이마트는 정면돌파 의지 밝혀

KT&G, 새 대표에 방경만 선임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e커머스가 무서운 속도로 ‘안방’을 잠식하는 가운데 국내 유통업계 최고경영자(CEO) 등은 저마다 다른 ‘4사4색(4社4色)’의 대응 전략을 내놓았다. 알리·테무의 공습에 대한 인식은 크게 위협과 기회로 나뉘었고 대응은 회피와 쇄신을 통한 정면 돌파로 갈렸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장호진 사장은 28일 정기 주주총회에 입장하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알리·테무 등의 공습과 관련해 “전쟁은 안 하고 피하는 게 좋다”며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오프라인의 장점을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에서도 공을 가진 선수가 빈 공간이 아닌 상대 선수가 있는 곳으로 가다가는 (공을) 빼앗기는 경우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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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프라인 채널의 최강자인 이마트는 쇄신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강승협 이마트 주주총회 의장 겸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은 이날 주총에서 알리·테무의 공세를 걱정하는 주주들을 향해 “새롭게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전 임직원이 경영 쇄신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2024년은 ‘이마트 제2의 창업’의 해로 업계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며 힘줘 말했다.

네이버쇼핑을 통해 e커머스 사업을 펼치고 있는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는 ‘기회’에 방점을 찍었다. 최 대표는 지난 26일 주총에서 "본연의 광고와 가격 비교 플랫폼으로서는 파트너들이 더 늘어나는 것은 전략적으로 긍정적"이라며 "현재 광고 부서가 알리와 테무 등과 굉장히 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GS25와 GS더프레시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의 허연수 부회장은 출혈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21일 열린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허 부회장은 “중국 e커머스는 온라인 채널에 가장 먼저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도 "오프라인 채널도 독자적으로 가기 어렵기 때문에 견제를 위해서는 출혈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KT&G 주총에서는 내부 출신 인사인 방경만 사장 후보자가 이사 선출 투표에서 가장 많은 약 8409만 표를 받으며 대표직에 올랐다. 앞서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와 기업은행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조성됐지만 이변은 없었다. KT&G가 사장을 교체하는 것은 9년 만이다. 이번 주총에 도입된 통합집중투표제에 따라 사내·사외를 구분하지 않고 3명의 후보자 중 상위 득표자 2인인 방 사장과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사로 최종 선임됐다. 방 사장은 KT&G가, 손 교수는 기업은행이 각각 지명한 후보자다.

KT&G측 주주들이 방 사장에 많은 표를 던져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다득표를 획득하지 못할 경우 임기 초반 경영을 주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내외부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총 직후 방 사장은 “3대 핵심사업(해외궐련·궐련형 전자담배·건강기능식품)을 성장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톱티어(최상급)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그 성장의 과실을 공유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주주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더 단단한 신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대전=황동건 기자·김남명 기자·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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