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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단결과 연합을 향하여 ‘프랭클린’

애플 TV+ 미니시리즈 ‘프랭클린’에서 마이클 더글라스는 미국의 독립에 막대한 기여를 한 벤저민 프랭클린을 통찰력있게 묘사한다. 사진 제공=Apple TV+애플 TV+ 미니시리즈 ‘프랭클린’에서 마이클 더글라스는 미국의 독립에 막대한 기여를 한 벤저민 프랭클린을 통찰력있게 묘사한다. 사진 제공=Apple TV+




역사상 가장 미국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코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이다. 100달러 지폐 속 얼굴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사람인 그를 다룬 미니시리즈 ‘프랭클린’이 오는 4월12일부터 애플 TV+에 의해 공개된다. 실용적인 정치가이자 과학자, 외교관, 저술가로 활약한 프랭클린은 재정 독립을 위해 지폐 확산을 주장했고 위조 화폐를 구분하는 혁신적인 인쇄 기술을 적용한 발명가였다. 프랑스군과의 동맹과 미국 독립에 기여한 ‘프랭클린’의 업적에 중점을 둔 이 시리즈는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이자 스타 마이클 더글라스(79)에 의해 탄생했다.

지난 24일 할리우드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마이클 더글라스는 “프랭클린은 평범하면서도 매우 특별한 인물이다. 늘 한 발 앞서가는 능력을 보여주는데 이는 끊임없이 주시하고 파악하려는 그의 성향에서 나온다. 항상 캐릭터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드러내야 하는 배우에게는 흥미로운 도전이다. 관객이 이 캐릭터가 누구인지, 모든 배경을 알고 있다는 것도 묘미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사적으로 상징적인 인물이었지만 한동안 캐릭터 이미지를 종잡을 수 없어 답답했다. 원작인 스테이시 시프의 저서 ‘대단한 즉흥: 프랭클린, 프랑스, 그리고 미국의 탄생’에 더해 월터 아이작슨의 전기를 정독하며 프랭클린의 특징을 파악해갔다”며 “시시덕거리길 좋아하고 야한 농담도 서슴없이 하는 사람이지만 눈빛은 늘 총기가 넘쳤다”고 프랭클린의 에토스를 설명했다.



‘프랭클린’은 1776년 12월 전기 실험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벤자민 프랭클린이 70세의 나이로 비밀 임무를 띠고 프랑스로 향햐 미국과의 동맹 조약을 성사시키고 영국 대표단과 평화 협상을 이끌어낸 8년의 외교사절단 시절을 8부작에 담았다. 미국 독립의 운명이 걸린 순간 프랭클린은 어떤 외교적 훈련도 받지 않은 채 절대군주제의 프랑스 왕정을 설득해 미국 민주주의를 인정받았다. 그의 명성과 카리스마, 독창성, 소위 말하는 베짱이 1778년 프랑스와 미국의 동맹을, 1783년 파리강화조약 체결로 영국과 평화 협정을 맺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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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프랭클린(마이클 더글라스)이 프랑스에서 대동하고 다닌 손자 템플 프랭클린(노아 주프)은 외교사절단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사진 제공=Apple TV+벤자민 프랭클린(마이클 더글라스)이 프랑스에서 대동하고 다닌 손자 템플 프랭클린(노아 주프)은 외교사절단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사진 제공=Apple TV+


마이클 더글라스는 “시리즈 배경인 1776년 프랭클린은 70세였다. 당시 미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이 39세였는데 70세의 나이로 두 달 동안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프랑스에 갔다. 아무 계획도 없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프랑스의 경제적, 군사적 원조를 얻어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머릿 속에 맴돌며 압도되었다”고 밝혔다. 프랑스어 대사에 관해 그는 “원래 프랭클린이 프랑스어를 어색하게 구사했다. 아내(캐서린 제타 존스)는 영국인이라 억양을 훌륭하게 구사하는데 난 그렇지 못해 고민을 하다가 조금 느리지만 명확하게 말하는 걸로 방향을 잡았다. 어려서부터 애디론댁 액센트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여든을 목전에 둔 그에게 ‘프랭클린’은 넷플릭스 코미디 시리즈 ‘코민스키 메소드’(2018-2021)에 이은 첫 시대극 출연이다. 마이클 더글라스는 “앞으로도 여태껏 해보지 않은 장르를 하고 싶다. ‘프랭클린’은 리차드 플레플러(전 HBO 회장)가 팀 밴 패튼이 감독을 맡은 시리즈라며 건네준 작품이다. 리차드 플레플러와는 리버라치(미국 엔터테인먼트의 아이콘)를 연기했던 ‘쇼를 사랑한 남자’(2013)로 함께 작업한 적이 있다. 역사를 마주하며 벤자민 프랭클린의 모험과 선택이 지금 시대에 시의적절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가 짧게 언급한 벤자민 프랭클린의 생애는 이렇다. 하층계급의 양초제조공인 아버지에게 태어나 학교를 2년밖에 다니지 못했다. 인쇄소에서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보냈는데 독서에 관심이 많아 논리 수사에 강했다. 영국으로 건너가 인쇄술을 배워 23세에 주간지 ‘펜실베니아 가제트’를 발행하는 등 출판과 인쇄업자로 크게 성공했다. 미국 초창기 문학을 이끌었던 1700년대 위대한 작가였다. 서른 살에는 필라델피아 우체국장이 되어 우편 시스템을 개선했다. 과학에도 관심이 많아 전기유기체설을 제창했고 피뢰침, 복초점 렌즈를 발명하는 탁월한 업적을 세웠다. 그리고 정치가로서 벤자민 프랭클린의 면모는 오는 4월12일 애플TV+를 통해 첫 3편이 전 세계에 공개되는 미니시리즈 ‘프랭클린’에서 알아볼 수 있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골든글로브협회(GGA)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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