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런 방송 못 하겠다”…돌연 ‘하차 선언’한 이유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한 생방송 라디오에 출연하던 중 방송이 정치 편향적이라는 이유로 돌연 하차를 선언했다.

진 교수는 지난 2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의 패널로 출연해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대담을 나눴다.

이날 방송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같은 날 오전 지원 유세 현장에서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발언한 것을 다룰 예정이었다.

이를 두고 대담을 이어가려는 차에 진 교수가 뱉은 돌발 발언이 발단이었다. 진 교수는 "이재명 대표가 5·18 희생자를 희화화했다. 입양 가족, '계모'라고 발언했다. 그건 여기서 안 다뤘다"며 "오늘 이걸 (주제로) 달고 섬네일도 (이 주제로) 한 걸 보니 화가 난다. 방심위를 비판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짓을 우리가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진 교수와 함께 패널로 출연한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한 위원장의 발언을 다루는 이유를 짚었다. 한 위원장이 과거에 안 쓰던 거친 표현을 쓴 배경에 주목할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실장의 설명이다.



이에 진 교수는 "제1야당의 대표가 5·18 희생자 패러디했다. 원래 막말 많이 하니까 뉴스 가치가 없나"라며 "올바른 언론의 자세인가"라고 반박했다.

이를 지켜보던 박재홍 진행자는 "제작진의 아이템 선정에 대해서 원색적으로 말씀하시니 당황스럽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해 저희가 비판을 안 했나. 진 교수님이 이재명 대표 비판할 때 저희가 제한한 적이 있었나"라고 다소 언성을 높였다.

진 교수는 진행자가 자신의 말을 끊으며 발언을 제한했고, 질문지에 없는 질문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진 교수는 "저는 이런 방송 못 하겠다"며 "제작진한테 이미 말씀드렸는데 저는 이편 드는 것도 싫고 저편 드는 것도 싫다"며 돌연 방송 하차 의사를 밝혔다.

박 연구실장도 "민주당 공천파동 때 저도 마찬가지고, 교수님도 마찬가지고 사천이라고 (비판적인) 얘기를 했다"며 반박했다. 이날 같은 방송의 브리핑 코너에서는 정권심판론과 ·조국 심판론을 모두 다뤘다. 지난 26일 방송에서도 서정욱 변호사가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셰셰(謝謝·중국어로 고맙다는 의미) 발언을 비판한 바 있다.

진 교수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박재홍 진행자가 상황을 수습하며 한 위원장 발언과 관련한 대담은 일단락됐다.

이를 본 시청차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맞는 말이다", "속 시원하다" 등 진 교수를 옹호하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방송에서 뭐 하는 거냐" 등 부정적 반응도 보였다.

한편 진 교수는 지난 15일에도 같은 방송에서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과 고성 다툼을 벌여 주목받았다. 이에 진행자가 마이크를 꺼달라고 요구해 한동안 마이크가 꺼진 채로 생방송이 송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