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미국 장기채와 일본 엔화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미국채 30년물 투자에 따른 자본차익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엔화가치 변동에 따른 환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KG제로인에 따르면 ‘KBSTAR 미국채30년 엔화노출(합성H) ETF’는 전일 기준 순자산 201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출시 이후 약 3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실제 작년 12월 상품 출시 이후 하루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51일 연속 개인 순매수 행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 19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고 금리 인상을 결정한 후 개인 투자자는 7일 동안 약 200억 원 어치를 순매수하기도 했다. 엔화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상품 매수로 이어지는 셈이다.
이 상품은 ‘KIS 미국채30년 엔화노출 지수’를 기초 지수로 잔존만기 20년 이상인 미국채의 투자 성과를 엔화로 산출한다. 달러·엔 환율에는 환헤지를, 엔·원 환율에는 환노출을 적용해 달러화 가치 변동과는 무관하게 엔화로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본이 금리 인상을 선언한 후 미국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내리면 양국 간 금리 차가 축소돼 달러·엔 환헤지에 대한 운용 비용이 감소해 추가적 수익률 상승도 가능하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터라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설정 이후 전날까지 수익률은 -9.13%를 기록했다. 그나마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61%로 상승 전환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부터 국내 투자자에게 주목받은 해외 ETF인 일본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의 한국판으로 이 상품을 활용하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가 가능하다. 아울러 투자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오는 4월부터 월배당으로 운용방식을 변경해 앞으로 미국 장기 채권에서의 발생 이자 수준만큼 매달 월분배금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김찬영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미국 장기채와 엔화에 대한 투자를 한 번에 편리하게 할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가 기대되는 시점에서 이 상품을 꾸준히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