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열고 의료 개혁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발표한다. 교착 국면에 빠진 의정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31일 대통령실은 “의료 개혁, 의사 증원 추진 경과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여전히 궁금해 하신다는 의견이 많다”며 “윤 대통령이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직접 소상히 설명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지난해 11월 29일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의료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은 ‘과학적으로 도출된 숫자’라며 증원 규모를 못 박고 대학별 배정 작업까지 마쳤다. 하지만 정부의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은 물론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 행동에 나서는 등 의정 갈등이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본인이 직접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다. 4·10 총선을 코앞에 둔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을 향해 “2000명 증원을 성역으로 두면 안된다” 등 유연한 대응을 요구해왔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여당의 의견을 전격 수용해 전향적 입장을 밝힐 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실은 그간 ‘2000명은 의료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수치’라며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와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여당의 ‘총선 패배 위기감’이 심각한 만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대응하겠다” 등 기존과는 다른 유연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개최는 이날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열린 ‘2024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해 “저와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국민의 아주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며 “어렵고 힘든 분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따뜻하게 보살피고 힘을 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