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현금 인출책 역할을 한 20대가 은행원의 눈썰미에 붙잡혔다.
1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인출책인 20대 남성 A씨를 지난달 긴급체포하고 8000만원짜리 수표를 압수해 피해 금액을 보전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2시 10분께 동작구 기업은행 보라매지점을 찾아 8000만원짜리 수표 1장을 내밀며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데 현금화가 필요하다”면서 100만원권 수표 80장으로 교환해줄 것을 요구했다.
담당 은행원이었던 20대 여성 B씨는 수표 금액이 고액인 점, 인출책의 태도가 수상한 점으로 미뤄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얻은 불법수익을 현금화하기 위한 단계라고 판단했다.
이에 B씨는 A씨에게 "지금 은행에 보유 수표 수량이 부족해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동시에 지점 책임자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지점 책임자는 보이스피싱 담당 부서인 금융소비자지원부에 상황을 알렸고 지점 팀장은 112에 신고했다.
그 사이 B씨는 A씨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나가면서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끌었다.
곧이어 112 순찰차가 도착해 경찰관이 A씨를 긴급체포했고 수표도 압수했다.
은행원 B씨는 올해 입사 7년 차로 평소에도 맡은 업무를 꼼꼼히 처리하고 성실하게 근무한다는 평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작경찰서장은 B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