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변하지 않은 규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쉽고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규제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개선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규제를 구분해 체계적으로 풀어가야 합니다”
방세환 광주시장은 지난달 27일 시청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중첩규제의 합리적 개선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광주시는 전국 최고 수준의 중첩규제를 받고 있다. 전체 면적의 24.2%가 개발제한구역, 2.2%가 수변구역에 속해 공장설립제한지역과 배출시설설치제한지역 등의 적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종합대학이나 산업단지 건립, 공장 신·증설은 꿈도 꿀 수 없다. 광주시는 인근 대도시 접근성이 높은데다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친환경 주거환경 덕에 인구는 10년 새 2배(약 40만 명) 늘었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로 인프라 구축이 미비해 ‘도시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 시장은 “다세대주택 난립으로 ‘빌라공화국’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며 “개발제한구역이라는 규제에 묶여 있어 상대적으로 규제를 덜 받는 빌라만 들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방 시장은 “지난해 2월 한강 유역의 6개 시군 지자체장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한강사랑포럼’을 구성해 중첩규제에 따른 도시개발의 한계를 타파하고자 노력했다”며 “다섯 차례 회의를 통해 ‘자연보전권역 규제의 합리화 방향’을 중점 논의했고, 지난해 8월에는 수도권규제의 핵심인 입지 규제 개선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국무총리실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규제 분야 전문가를 포함한 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불합리한 규제를 고쳐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성과도 따랐다. 우선 문화재보호구역 주변 규제 범위를 대폭 완화 시켰다. 광주조선백자요지 문화재보호구역 주변 개발행위 시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 범위를 반경 200m에서 50m로 축소했다. 또 환경정비구역 내 들어설 수 있는 음식점을 25개소에서 49개소까지 확대했다.
방 시장은 당장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을 들었다. 그는 “팔당호 수질은 1급수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지만 40여 년 전 만들어진 법과 제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벽을 치고 광주시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올해 역점사업으로는 ‘2026~2027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유치를 꼽았다. 방 시장은 “2026년 2월 준공되는 광주종합운동장에서 경기도 종합체육대회를 개최해 규제로 피해를 받아 온 시민들께 보상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