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응급 조치로 외국인 승객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네팔 수도 카트만두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좌석에서 네팔인 승객 A씨가 의식을 잃었다. 이륙한 지 약 6시간 지났을 무렵 A씨는 사지가 뻣뻣해지는 등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박동진 승무원은 이를 발견하고 모든 승무원에게 비상 상황임을 알렸다. 승무원들은 A씨의 맥박과 혈압을 확인하고 다른 승객의 협조를 얻어 그를 좌석에 눕혔다. 기내에 의사를 찾는 안내 방송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그래서 승무원들은 대한항공 ‘24시간 지상응급의료체계'에 따라 국내 의료진의 조언을 받아 응급 처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승객들도 통역과 간호에 손을 보탰다. 승무원들은 네팔인 간호사 승객의 도움을 받아 A씨 소지품에서 병력 기록지를 확인했다. A씨는 신경질환 환자로 주기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지만 약을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약 1시간 뒤인 착륙 직전에 의식을 되찾았고, 지상에서 대기 중인 의료진에 인계됐다. 당시 A씨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기내 응급 상황에 대비해 승무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정기안전교육을 통해 응급처치법, 심폐소생술(CPR) 및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실습 등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