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윳돈이 50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택담보대출은 22조 원 늘었지만, 자금 조달 총액은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58조 2000억 원으로 2022년(209조 원)보다 50조 8000억원 감소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194조 7000억 원으로, 1년 전(283조 5000억 원)보다 약 88조 8000억원 줄어 지난 2019년(181조 6000억 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가계가 위험자산을 축소하고, 우량주에 집중하면서 절대적인 거래금액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계는 지난해 총 36조 4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한은 통계 편제가 시작된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22년(74조 5000억 원)과 비교하면 38조 1000억 원 줄었다. 자금조달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대출)은 66조 1000억 원에서 29조 6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22조 2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신용대출이 감소세를 지속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도 크게 둔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