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한국프로야구(KBO)리그 통산 99승이 또다시 좌절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등판한 KBO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12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승리를 눈 앞에 둔 경기에서도 그의 발목을 잡은 팀과 사람은 같았다.
류현진은 지난 5일 코척 스카이독에서 열린 키움과의 원정 경기에서 5회말 고비를 넘지 못하고 또다시 패전을 기록했다. 키움은 4회까지 류현진을 공략하지 못한 채 0대 4로 끌려갔지만 5회말에 무려 7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키움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력과 제구력이 떨어지자 약속이나 한 듯 1~2구 안에 빠른 승부를 펼쳤고, 이 작전은 적중했다. 류현진은 5회에만 무려 9실점 하는 등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다시 99번째 승리를 놓쳤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6일 한화와 홈 경기를 앞두고 전날 류현진을 무너뜨린 전략에 관한 질문에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이를 잘 해냈다"라며 "우리에게 승운이 따랐던 경기"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12년 전인 2012년에도 류현진의 99승 달성을 무산시킨 바 있다. 류현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앞둔 그해 10월 4일 대전에서 열린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시즌 마지막 홈 선발 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홍 감독은 당시 넥센의 수비코치였다.
개인 통산 98승을 거뒀던 류현진은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99번째 승리를 거두고 100번째 승리는 한국 복귀 후 거두겠다는 출사표를 올리고 마운드에 섰다. 류현진은 7회 1사까지 무실점 호투하며 1-0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동갑내기 친구인 강정호(은퇴)에게 통한의 우월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류현진은 연장 10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총 129개의 공을 던졌으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홍 감독은 이날 두 차례나 류현진에게 아픔을 안긴 내용을 묻자 "우연의 일치"라며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내 철학"이라고 말했다. 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내 철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