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빈 방문을 앞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7일(현지시간) 보도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해결 문제’를 해결하고, 양국 간 안정적인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해결 문제’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위협 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그간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혀왔으나, 북한 측은 이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는 1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파격적인 안보협력 방안을 내놓기로 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일본의 재무장이 미국과의 동맹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동과 동아시아의 지속적인 상황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역사적 전환점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것이 일본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결정을 내리고, 일본의 안보 정책을 크게 전환한 이유"라고 밝혔다. 또 일본을 둘러싼 안보환경과 관련해서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모두에서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가 있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억지력과 군사적 대응능력을 구축하는 것도 미국과의 동맹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미국도 이를 이해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 국민들이 미일 관계의 중요성을 확실히 인식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한 뒤 11일 미 의회 연설과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