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아들을 잃은 부모가 아들이 다녔던 대학에 발전기금 1억 원을 전달하며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국립창원대학교는 8일 '고 손성혁 학생 부모님 대학발전기금 1억 원 기탁식'을 열었다. 성혁 씨는 2019년 국립창원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후에는 늘 성실한 모습을 보이며 학점 전체 평점은 4.3을 기록할 정도였고, 매 학기 장학금을 놓친 적이 없었다.
학과 행사에도 늘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주변 친구들을 살뜰히 챙겼다. 고인의 동기는 ‘과묵하면서도 늘 따뜻했다’고 그를 회상했다.
성혁 씨는 군 제대 후 휴학하고 세무사 시험을 준비 중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21일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증세를 보여 2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성혁 씨는 아버지 손명동(61) 씨가 38살에 얻은 늦둥이였다. 세상 모든 것이었던 아들을 잃은 성혁 씨 부모는 큰 슬픔 속에서도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아들과 함께했던 대학 친구, 선후배들이 아들의 꿈을 이뤄주길 바랐고 대학발전기금 기탁을 결심했다.
명동 씨는 “우리 집 외에 아들이 가장 사랑했던 장소를 생각해 보니 청춘이 머물렀고, 열심히 배우고 생활했던 대학 캠퍼스가 떠올랐다”며 “아들은 대학에서 꿈을 키웠고 채 피우지 못했지만, 우리 아들과 같은 열정으로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창원대 학생과 대학을 위해 아내와 함께 대학발전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의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계속해서 대학발전기금을 조성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탁식은 기탁증서·감사패·기념품 전달과 명예졸업증서 수여 등 순서로 진행했다. 경영대학 앞에는 기념식수를 심었고 ‘손성혁’이라는 이름과 사진을 기부자 명단에 올렸다.
박민원 창원대 총장은 “슬픔이 아버님의 대학발전기금 기탁으로 말미암아 더 큰 의미로 승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 중심으로 대학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학발전기금은 성혁 학생 후배들이 선배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게 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대학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