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달러 당 엔 환율이 34년 만에 최저치인 152엔대까지 하락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 대비 하락해 일시적으로 1달러당 152엔 수준에 도달해 1990년 6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1.8엔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오후 9시 30분께 미국 3월 소비자물가가(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3.5%로 집계됐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급등했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 경제의 회복력을 배경으로 자금이 미국으로 계속 유입되고 있고, 일본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엔화 매도세를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된 이후에도 대규모 국채 매입을 지속하고 있는 점도 엔화 절하의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은행이 보유한 국채 잔액은 약 600조엔(약 5340조 원)에 이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9일 기자회견에서 "과도한 움직임에 대한 모든 조치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엔화 가치 하락 억제에 나섰다. 급격한 엔화 약세는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 확대에 엔화를 팔고 달러를 매입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