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야권의 압승 결과가 전망되자 여야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상황실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표정 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여당 지도부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상황실에는 출구조사 발표 전부터 밝은 표정의 당직자와 후보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오후 6시 정각에 야권이 크게 이기는 출구조사 발표가 나오자 상황실에서는 “와” 하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목표 의석수로 단독 과반 의석인 151석을 강조하던 민주당은 목표치를 훨씬 웃도는 결과에 들뜬 분위기였다. 이재명 대표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인천 계양을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오자 일부 참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하기도 했다. 다만 압승 전망에도 차분한 모습을 보였던 이 대표는 “국민들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다”고 표정 관리를 하며 퇴장했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조국혁신당 후보들과 관계자들은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조국 대표가 “국민이 승리했다”며 소감을 밝히자 이들은 연신 “조국”을 연호하며 승리 분위기를 조성했다.
반면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국민의힘 상황실에서는 발표 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출구조사 발표 직전에야 상황실에 나타났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장동혁 선거본부장 등 당 지도부가 한 위원장과 함께 자리했다. 나경원·안철수·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힘 상황실에는 침통한 분위기만 흘렀다. 출마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중계 화면만을 응시했다. 한 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 11분 만에 낮은 목소리로 “국민의힘이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그렇지만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짧게 언급하고 자리를 떴다. 이후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퇴장하며 국민의힘 상황실은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