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이 편성한 2024년도 제1회 추경안이 군의회 심사 과정에서 대폭 삭감돼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11일 의령군에 따르면 의령군의회는 최근 열린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사업효과 불확실, 불요불급 등 사유’를 들어 373억 원 중 88억 원을 삭감했다. 이는 23.7%에 해당하는 것으로 최근 여섯 번 추경 예산안 평균 조정 비율인 0.83%의 29배 수준이다.의령군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2차 추경에서 삭감된 예산을 재편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의회 문턱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의회는 이번 추경 예산 삭감에 대해 낭비적이거나 불필요한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는지 면밀히 심사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집행부는 긴급현안 사업비를 깎는 것은 행정마비를 초래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군은 특히 올해 초 13개 읍면에서 진행한 군민과 대화 때 주민들이 제안한 주민편익사업과 재산·생명보호 등 주민안전예방사업 18억 9500만 원도 포함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군이 지역 소멸 위기를 막고자 추진하는 칠곡면 청년 특구로 조성 예산, 벼 공동육묘장 시설 현대화 사업 등 농업 관련 예산도 삭감됐다.
이번 예산 삭감을 두고 집행부와 의회 간 지난 인사 과정에서 발생한 감정이 터졌다는 의견도 있다. 의회가 지난 1월 초 6급인 A씨를 5급 사무관으로 자체 승진 발령하면서 집행부·의령군 공무원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오태완 군수는 “매우 절박했던 이번 추경예산 삭감은 군민을 대변하는 군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600여 명 공무원은 군민과 긴밀한 소통으로 지역경제를 챙기고 의령 미래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