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김건희 여사 '디올백' 보도 중징계 수순…선거 끝나도 MBC 압박 계속

지난 2월 25일 방영된 ‘세계가 주목한 ’디올 스캔들', 사라진 퍼스트레이디'. MBC 스트레이트 캡처지난 2월 25일 방영된 ‘세계가 주목한 ’디올 스캔들', 사라진 퍼스트레이디'. MBC 스트레이트 캡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에 대해 중징계 수순에 들어갔다.



선방위는 11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세계가 주목한 ’디올 스캔들‘ 사라진 퍼스트레이디 (2월 25일 방영)’ 방송에 대해 제작진의 의견진술을 듣기로 했다. 의견진술은 법정 제재 등 심의 결정 이전에 이뤄지는 절차로, 법정 제재를 받으면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스트레이트’는 지난 2월 25일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주면서 몰래 촬영한 영상 일부를 공개하며 ‘함정 취재가 문제의 소지가 있지만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 의견 등을 전했다. 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 모녀가) 모두 23억 원을 벌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회차 방영 이후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정상 취재로 왜곡하고, 인터뷰 대상이 편향적이며,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이 방송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부분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최 목사 자체도 이해당사자이고 부적절하게 취재했다고 한다”라며 법정 제재를 주장했다.



백선기 선방위원장(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도 “함정 취재에 대한 부분, 불법 취재에 대한 부분은 언론사 기법에서 사라지는 분위기다. 제작진 얘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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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심재흔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팩트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이 경우도 최재영 목사가 아니면 이 팩트를 발굴할 수 없다”며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한국미디어정책학회 추천인 이미나 위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해당 프로그램이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며 ‘의결 보류’를 냈다.

선방위는 이후 회의에서 MBC 제작진의 의견을 들은 후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방위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발성 연습을 해야 한다”는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내보낸 CPBC가톨릭평화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 ‘김혜영의 뉴스공감’(2월 7일 방송)에 법정 제재인 ‘경고’를 내렸다.

평화방송 제작진은 서면 의견진술서에서 “정치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화법, 덕목에 대해 전직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으나 선방위원 과반이 “모든 정치인이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이렇게 발언한 것은 모욕”이라며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한편 이번 22대 총선 선방위는 위원 9명 중 과반이 여권 추천 위원들로 구성돼 지난해 12월 발족 때부터 편향성 논란이 일었다. 또 김 여사 디올백 논란, 이태원 참사,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 등 선거와 관련 없는 보도까지 심의·징계해 '월권 심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총선은 끝났지만 선거 30일 이후까지 운영되는 선방위는 다음 달 10일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정호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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