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은, '실시간 총액결제' 추진…"디지털 뱅크런 회피"

"수추인-은행 결제 동시에 진행.. 신용리스크 없어"

CBDC 결제사업 추진도 박차…국제 프로젝트 참여

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도 지급결제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이종렬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도 지급결제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한국은행이 디지털 화폐(CBDC) 결제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또 고객 간 자금이체와 동시에 금융기관 간 결제가 이뤄지는 ‘실시간 총액결제(RTGS)' 도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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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3년도 지급결제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CBDC 활용성 테스트와 함께 아고라 프로젝트를 통한 인프라 개선 연구가 병행 추진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0년 이후 현금 이용 감소세가 뚜렷해지자 지급결제 환경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CBDC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해왔다. 지난해에는 기관용 CBDC와 예금 토큰을 기반으로 하는 활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며 가능성을 타진했다. 또 국제결제은행(BIS)가 제시한 통합원장 개념에 따라 국가 간 지급결제의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아고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올해는 CBDC 테스트와 관련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현행법 및 금융규제의 틀 내에서 진행되도록 법적 장치를 강화하고 이용자 재산권 보호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고라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 등 기축통화국 5개국 및 멕시코와 함께 국가 간 지급결제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주요 기축통화국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단순 기술실험을 넘어 향후 실제 글로벌 금융인프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한국이 처음 참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국내 민간기관이 신규 사업영역을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RTGS 도입도 추진한다. 한국은 현재 이연차액결제(DNS)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연차액결제는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금융기관 사이에 이뤄지는 이체 등의 자금거래를 매번 따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을 두고 거래를 모아 마감한 뒤 정산액만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은 각 금융기관이 차액결제에 앞서 미리 지급하는 형태여서 불가피하게 ‘신용 리스크(위험)’가 발생한다. 한은은 이에 각 은행으로부터 차액결제 규모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국채·통화안정채권(통안채) 등을 담보로 받아두는 안전장치를 두도록 하고 있다. ‘디지털 뱅크런’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해 8월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제공 비율을 70%에서 80%로 높였고, 올해 8월 90%, 내년 8월 100%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앞으로 신용 리스크가 없는 실시간 총액결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RTGS는 수취인 계좌에 실시간으로 돈이 지급되는 순간 해당 건에 대한 은행 간 결제까지 완전히 마무리되는 형태이다. 한은은 “민간 금융기관과 협의를 열어 RTGS와 관련한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있다”며 “향후 이를 통해 최적 성능의 RTGS 시스템 구성과 운영 방식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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