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내수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소비 진작을 위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전격 도입한 가운데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대출도 주문했다. 위축된 자본시장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려 상장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부실기업의 퇴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16일 발표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연초 대비 꺾이고 있는 경기 지표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분야별 처방전을 꺼내 들고 있는 양상이다.
15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허리펑 부총리는 13~14일 허난성 정저우시의 부동산 건설 현장과 금융기관을 시찰하며 자국 부동산 시장 침체 해소를 위해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 실권자로 평가 받는 허 부총리는 “‘화이트리스트’ 기준에 부합하는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을 해서 ‘대출할 곳에는 최대한 대출한다(應貸盡貸)’를 실행하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말 자금난에 빠진 우량 국유·민영 부동산 기업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대출 화이트리스트 정책을 도입하고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해당 기업에 적극적 대출을 독려해왔다. 당국은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통해 잠재 수요자들이 안심하고 주택 구매에 나설 수 있게 해 위축된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10년마다 발표하는 ‘국9조(9개의 국가 조항)’를 통해 자본시장 발전도 추구한다. 국무원은 2004년·2014년에 이어 9개 부문으로 구성된 ‘자본시장의 고품질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감독 강화 및 위험 예방에 관한 의견’을 내놨다.
국무원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자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상장 심사의 기준이 되는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요건을 높이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3년간 순이익이 모두 플러스 △순이익 누계 1억 5000만 위안 이상 △영업이익 누계 10억 위안 이상 등의 기준에서 순이익과 영업이익 누계가 각각 2억 위안 이상과 15억 위안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증감위는 기업공개(IPO) 심사 중인 기업과 관련 중개기관에 대한 현장 점검도 확대하기로 했다. 투자자 권익 보호를 위해 회계부정을 저지른 기업을 퇴출하는 새로운 상장 폐지 규정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경제를 선순환시킨다는 복안이다.
올 들어 중국 경제는 각종 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5%로 예상되며 연간 목표인 ‘5% 안팎’에 부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IB)도 중국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가 회복세라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특히 수출입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수출과 소비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고꾸라지는 흐름이다. GDP와 함께 발표될 3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 투자 등의 지표는 1~2월 대비 악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다시 악화되는 상황도 중국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중국 당국은 당분간 내수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