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노머스는 올해 7~8월 진행될 아이유의 미국 콘서트를 기획, 운영한다. 3월부터 9월까지 이어지는 첫 월드 투어를 돌고 있는 아이유가 팝의 고장인 미국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꾸려갈 파트너로 스타트업을 택한 것이다. 미국 콘서트는 2만명 안팎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에서 애틀란타,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 총 6번 개최되는 가운데 이미 전석 매진됐다.
스타트업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K팝 산업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때 해외 팬덤과 국내 아티스트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 데 이어 엔데믹이 접어들면서 콘서트와 커머스 등 사업을 다각화하는 모습이다.
16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노머스는 올해에만 15건 이상의 콘서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콘서트 사업은 2019년 회사 설립 때부터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을 아우르는 종합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서비스인 ‘원더월’을 선보이며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네트워크를 넓혀온 덕에 가능했다. 예를 들어 아이돌 비투비의 경우 멤버 전원이 노머스의 팬덤 플랫폼에서 팬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지난달 열린 콘서트 또한 노머스가 주최했다. 콘서트 기념상품(MD) 제작 및 판매, 현장 부스 운영 등도 이 회사가 담당한다. 6월 열릴 가수 겸 배우 차은우의 멕시코·브라질 콘서트도 노머스가 맡는다. 회사 관계자는 “2022년 초부터 국내외 아티스트들과 함께 국내는 물론 북미, 남미, 유럽 등에서 투어를 진행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공연 DVD를 제작하는 등 팬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국적의 K팝 팬덤이 실시간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빅크는 지난해 연말 열린 ‘2023 MBC 가요대제전’ 공연을 라이브로 전 세계 150개국 팬들에게 동시 송출했다. 장장 4시간에 달하는 무대를 보여주면서도 다국어 자막과 실시간 채팅까지 지원한 것이 특징이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온라인으로도 공연장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AI로 구현된 가상 관중이 팬들의 응원을 독려하는 것이다. 김미희 빅크 대표는 “기존에는 콘서트가 주로 유튜브를 통해 송출돼 연예 기획사나 방송국이 스트리밍 수익을 확보할 수 없었다”면서 “자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트리밍 수익 구조가 창출됐다”고 강조했다.
엔터테크 스타트업이 직접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팬덤 비즈니스 플랫폼 '비스테이지'를 운영하는 비마이프렌즈는 올해 1월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 확장에 나섰다. 아티스트 굿즈 구매가 활발한 일본 현지 팬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원화나 달러화 외에도 엔화 결제를 추가했으며 일본 엔터테인먼트사 ‘프리즈머’와 손잡고 NMB48의 팬덤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이 밖에 메이크스타는 글로벌 보이그룹 오디션을 개최할 예정이다. 각종 매체를 통해 국내외 글로벌 음악 팬에게 공개될 이번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보이그룹은 2024년 하반기 데뷔할 예정이다.
엔데믹 이후 콘서트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엔터테크의 사업 전망은 밝다는 평가다. 해외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콘서트 시장(매출 기준)은 2023년 301억 달러(약 42조 원)에서 2028년 37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