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텔레그램, 1년 안에 사용자 10억 명 넘을 것"

2021년 월간 활성 사용자 5억 명 넘어서

'중립성' 강조로 정부·일반 사용자 급증

지난 2016년 2월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텔레그램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지난 2016년 2월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텔레그램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킹 우려에서 자유로운 '어둠의 메신저' 텔레그램의 월간 사용자가 1년 안에 10억 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10억 명이 넘는 메신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6곳에 불과한 만큼 텔레그램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7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창업주인 파벨 두로프가 "우리는 아마도 1년 안에 월간 활성 사용자 1억 명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두로프의 발언은 미국 방송인 터커 칼슨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나왔다. 두로프의 전망대로 내년에 텔레그램 사용자가 10억 명을 돌파할 경우 지난 2021년 5억 명을 기록한 지 4년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텔레그램 월간 사용자 수는 2021년 초 5억 명을 달성한 뒤 지난 3월 9억 명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망명 택한 텔레그램의 장수비결은 중립성

현재 두바이에 본사를 둔 텔레그램은 러시아 태생의 두로프가 2014년 설립한 회사로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텔레그램은 설립 초기 주로 암호화폐 커뮤니티로 사용돼오다 메시지가 암호화돼 비밀 대화가 가능하고 프라이버시가 보호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두로프는 2007년 고향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동생 니콜라이와 함께 SNS 브이콘탁티(VKontakte)를 공동 창업하면서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그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2013년 동생과 함께 텔레그램을 설립했지만 우크라이나 VK 사용자의 데이터를 제출하라는 러시아 보안기관의 요구를 거부한 뒤 망명길에 올랐다. 이후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싱가포르,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지내온 두로프는 항상 안보기관의 관심 대상에 올랐다.



텔레그램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위챗과 함께 주요 SNS 플랫폼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구소련 연방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텔레그램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현지 상황을 전 세계에 여과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주요 출처로 활용되면서 다시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중립성을 텔레그램의 핵심 가치로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텔레그램이 야당 운동가들과 정부 모두가 사용하는 SNS이지만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고 그는 평소 강조해왔다. 두로프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초강대국들과 동맹을 맺지 않은 중립국가라는 점에서 망명지로 선택했다"며 "중립 플랫폼(텔레그램)을 위한 최고의 장소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 가장 큰 도전자로 애플을 지목하고 있다. 두로프는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으로 읽고 엑세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검열할 수 있다"며 "지침을 준수하지 않으면 매장에서 제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텔레그램이 지정학의 플레이어가 아닌 중립적인 플랫폼’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상장하면 돈 방석?…재산 추정액만 21조 원

텔레그램은 상장을 위해 조만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텔레그램 수익성이 높아질수록 미국 내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두로프는 최근 글로벌 기술 펀드들로부터 300억 달러 이상의 가치 평가를 제안받았지만 IPO를 고려해 지분 매각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으로부터 텔레그램의 가치인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텔레그램은 2021년부터 광고와 유료 기능을 도입해 연간 수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수익성도 개선되면서 덩달아 투자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텔레그램은 IPO 계획을 밝히고 채권 판매를 통해 약 4400억 원의 신규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텔레그램이 러시아 정부와 연결돼 통제되고 있다거나 크렘린궁의 압박에 3억 달러를 받고 지분을 매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두로프는 "어떤 정부로부터도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어 러시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텔레그램의 성장을 우려하는 경쟁자들이 퍼뜨린 거짓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평소 돈이나 비트코인 외에는 부동산, 전용기, 요트 등 주요 자산 없이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입장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두로프는 155억 달러(약 21조 4200억 원)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최성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