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 데뷔한 차량들은 말 그대로 ‘다양한 매력’으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타파하고,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수요의 둔화로 인해 일부 브랜드들은 당초 순수 전기차가 견인하고, 전담할 것으로 에상됐던 ‘전동화의 흐름’을 하이브리드 차량 등으로 대체, 보완하며 다소 느려진 시대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흐름의 ‘방향성’을 유지하고,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도 즐거운 주행’을 약속하며 세대 교체를 이뤄낸 새로운 프리우스(Prius)를 국내 시장에 투입하고 ‘모터스포츠 무대’에 올리는 대담한 행보를 보이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프리우스의 검증을 위해 2024 오네(O-NE)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의 최고 클래스, ‘슈퍼 6000 클래스’에 출전하는 ‘오한솔(오네 레이싱 소속)’이 나섰다.
오네 레이싱 오한솔
지난해 CJ로지스틱스 레이싱에 합류한 오한솔은 의미있는 성과, 그리고 ‘가능성’을 입증하며 2024년, 새롭게 출발하는 오네 레이싱의 일원이 되었다. 아마추어 레이스, 엔트리 레이스부터 슈퍼레이스 GT 클래스 등 다양한 클래스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 해 슈퍼 6000 클래스에서의 예열을 마친 만큼 2024년, 새로운 시즌의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더불어 팀의 맏형으로 개인사, 군 복무 등으로 공백을 거치고 팀에 합류한 김동은, 이정우 등의 동료 선수들과의 협력, 발전 등을 이끄는 등 다양한 ‘임무’를 마주하고 있다.
오한솔이 기억하는 토요타, 그리고 프리우스
레이서라는 특성 상 많은 차량들을 접할 수 있었고, 또 지금도 ‘다양한 성격’의 차량들을 소유하고 또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돌이켜 보면 ‘토요타’라는 브랜드는 말 그대로 일상적인, 보편적인 가치에 집중하는 차량이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다소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보편성,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그 어떤 브랜드보다 열정적인 모터스포츠, 대외 활동 등이 가능한 브랜드라 생각됐다.
이전에 구형의 프리우스를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아쉬움이 많았다. 사실 차량 자체만 본다면 프리우스는 무척 ‘기술적인 목표’에 집중한 차량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가진 특성, 강점,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우수한 효율성 등을 구현하는 것에 모든 역량을 담은 차량이다.
다만 이러한 구성, 목적 등으로 인해 차량의 전체적인 운동 성능이나 주행 경험에서의 ‘즐거움’ 혹은 운전자에게 줄 수 있는 만족감이 크지 않은 차량이었다. 물론 ‘압도적인 효율성’이라는 강점이 이러한 아쉬움을 능숙히 달래는 차량이었다.
완전히 달라진 토요타 프리우스
5세대 프리우스가 글로벌 공개된 후 ‘뭐지?’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채웠다. 내가 알고 있는 프리우스는 저런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프리우스’라는 이름을 지우고 봐야 할 정도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최신의 프리우스, 예쁜 모습이고 만족스럽다. 토요타의 최신 디자인 기조인 ‘해머헤드’ 디자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드러나고, 헤드라이트, 바디킷 등 여러 부분에서 세련된 매력이 돋보였고 누가 보더라도 최신의 디자인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달라진 전면 디자인은 물론이고 측면의 실루엣도 만족스럽다. 특색 없이, 그냥 기능적인 형태에 집중했던 이전의 프리우스 대비 늘씬하고 세련된 실루엣이 모는 즐거움을 더한다. 특히 프론트 엔드부터 윈드실드, 루프까지 이어지는 매끄러운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기술적인 데이터를 찾아본 건 아니지만, 프리우스의 새로운 모습은 말 그대로 ‘공기역학’을 고려한 모습이다. 나아가 ‘공기역학을 위한 디자인’만을 구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이 보았을 때 호감을 자아낼 수 있도록 다듬은 것이 더욱 인상적이고 매력적이다.
이외에도 차체의 트위스트 라인이나 트렁크 리드 등이 리어 스포일러의 몫을 하고 있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세련된 매력과 공기역학의 기능성이 공존된 모습이다. 참고로 이러한 공기역학은 미세한 기록 경쟁이 펼쳐지는 ‘모터스포츠’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어쩌면 지난 시간 동안의 토요타가 펼쳐온 다양한 모터스포츠의 경험, 그리고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검증해왔던 설계 및 디자인 경험이 프리우스에도 담겨 있는 것 같다.
드라이빙 가치를 높이는 프리우스
사실 새로운 프리우스의 외형 디자인도 인상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더 놀라운 건 실내 공간의 구성과 연출에 있었다.
과거의 프리우스는 말 그대로 ‘실내 디자인’이 썩 좋은 차량은 아니었는데, 최신의 프리우스는 정말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패밀리카로 4세대 시에나를 보유하고 있는데 프리우스가 시에나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공간 디자인, 구성 등을 자랑하는 것 같다.
고급스러운 소재, 연출이 더해진 건 아니지만 계기판을 높게, 그리고 윈드실드에 가깝게 구성한 것은 물론이고 세련된 스타일의 대시보드, 보다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LG 유플러스와 함께 개발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만족감이 우수하다.
더불어 ‘모든 요소를 터치 인터페이스로 구현하는’ 일부 브랜드와 달리 공조 기능 및 즉각적인 조작이 필요한 일부 기능을 물리 버튼으로 구현한 점 역시 ‘경험적인 만족감’을 자아낸다.
실내 공간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라 한다면 단연 시트라 생각된다. 프리우스답지 않은 스포티한 성격의 버킷 시트가 우수한 만족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엉덩이, 등 부분은 라텍스 쿠션에 가까운 풍부한 구성을 통해 ‘승차감’ 역시 높인다.
다만 차량의 체격이 크지 않기 때문에 2열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고 또 2열 헤드룸, 그리고 편의사양 등은 다소 평이한 부분이라 ‘패밀리카’라기 보다는 싱글이나 딩크족, 혹은 세컨카로 사용하기 좋을 것 같았다.
적재 공간 역시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해치가 크게 열리는 편이라 공간 활용성이 좋은 편이고, 기본적인 ‘여유’는 충분히 확보한 만큼 일상에서의 요구되는 공간, 그리고 간헐적인 여정에 능숙히 대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리우스를 지워내는 ‘새로운 프리우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과거의 프리우스에 대한 ‘경험’이 있는 만큼 사실 새로운 프리우스의 주행이 그리 기대되진 않았다. 아무리 많은 변화가 더해지고, 발전을 이뤄냈다 하더라도 ‘프리우스는 프리우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는 순간, 이러한 생각은 깔끔히 지워졌다. 2.0L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빚어내는 223마력의 출력은 성인 남성 두 명이 탄 프리우스를 가뿐하게 이끄는 모습이다. 그리고 ‘움직임의 만족감’은 더욱 높았다.
제원 상 가속 성능 등과 같은 ‘움직임에 대한 수치’가 상세히 드러난 건 아니지만 프리우스 PHEV는 말 그대로 거침 없이, 그리고 시원하게 달리는 모습이다. 과거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체중을 다 얹어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프리우스는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다.
주행을 하는 내내 가볍게 페달 조작만 하는 것으로도 원하는 영역까지 속도를 끌어 올리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초고속 주행은 몰라도 도심 속의 일상부터 평범한 고속도로 주행 및 추월까지도 ‘쾌적하게’ 구현하는 모습으로 운전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했다.
게다가 토요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큰 단점 중 하나인 ‘엔진 개입 시의 진동과 소음’ 역시 무척이나 능숙히 억제된 모습이다. 엔진이 작동할 때 무척 정숙해 주행 내내 음악 청취나 동승자와의 대화 등에서도 무척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노멀, 스포츠, 에코 및 커스텀 등으로 구성된 주행 모드에 맞춰 출력 전개의 정도를 조절하고, 회생 제동의 강도 등을 조절하는 부분 역시 ‘프리우스의 주행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모습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단순히 속도를 내는 것에 집중되지 않는다. 프리우스 역시 가속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발전을 이뤄낸 모습이다. 체급이 작은 차량이라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능숙히 노면에 대응하고, 순간적인 충격 역시 능숙히 대응하며 주행의 만족감을 더했다.
시승을 하며 서울의 도심, 그리고 다른 도시로 이어지는 간선도로 및 고속도로 등을 달리더라도 전반적인 승차감, 그리고 조향 등의 반응에 무척 여유롭고 쾌적한 모습을 보인다. 더불어 크루즈 컨트롤 등 ‘편의 및 안전 사양’의 구성 및 사용 역시 준수한 모습이었다.
레이스 무대에 나설 프리우스
프리우스 PHEV의 시승을 준비하며 사실 2024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올해 개최하는 프리우스 PHEV 컵 대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 중 하나가 ‘프리우스로 레이스가 가능할까?’라는 다소 자조적인 질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이번 시승을 하며 프리우스 PHEV가 전라남도 영암에 위치한 KIC나 고저차로 인해 강력한 출력이 요구되는 인제스피디움 등에서는 일부 아쉬울 수 있지만 연이은 코너와 정교한 조작이 요구되는 서킷 위에서도 충분한 매력을 과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실제 작은 조작으로도 기민하게 반응하는 차량의 움직임, 그리고 전체적인 움직임의 밸런스나 안정감이 꾸준히 이어지는 성격 등 다양한 부분에서 ‘엔트리 레이스 카테고리’의 차량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게다가 높은 계기판의 높이 및 넓은 전방 시야 등의 구성이 헬멧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되는 ‘레이스 상황’의 운전자들에게 쾌적한 시선 처리 등을 돕고, 각종 구성 요소들 역시 인체공학적으로 구성된 부분 등이 차량의 가치를 더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운전석에서 보았을 때 차체 끝이 잘 느껴지지 않고, 실제적으로도 보닛 길이가 상당히 긴 차량이기 때문에 차량의 길이, 그리고 전륜의 위치 등의 적응이 빠르고, 정확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이러한 적응을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다른 경쟁자보다 코너 공략에서 우위를 점 할 수 있고, 나아가 기록적인 부분에서도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고민을 자아내는 차량, 프리우스
시승을 하며 프리우스에 대한 과거의 기억은 완전히 사라졌고, 최신의 프리우스에 대한 호감이 남았다.
사실 PHEV 모델이 차량의 구성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보다 다소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고민은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일상적인 상황에 사용하기 무척 좋은 차량이고 나아가 ‘압도적인 연비’를 누릴 수 있는 차량이기에 구매욕이 피어난다.
프리우스는 이제 연비 좋은 차가 아니다. 연비는 당연한 것이고 ‘자동차’ 자체 만으로도 더 많은 설득력을 가진 ‘더 좋은 차’라고 생각되었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오네 레이싱(O-NE RACING) 오한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