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습 도중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여배우가 장기기증을 통해 7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18일 연예계 등에 따르면 주선옥(38) 씨는 이달 4일 연극 연습 도중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주씨의 가족은 "건강하던 딸이 갑작스럽게 뇌사 판정을 받아 황망하다"면서도 "평소 선행을 베풀고 장기기증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있던 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유족의 뜻에 따라 주씨의 심장과 폐는 장기기증을 기다리던 남성 환자에게, 좌·우 신장과 간은 여성 환자에게 기증되어 수술이 진행됐으며 안구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다. 주씨의 뇌사장기기증으로 새 삶을 선물받은 인원은 7명에 달한다.
주씨의 지인들은 그가 마지막까지 실천한 선행을 보며 생전 유쾌하고 베풀기를 좋아했던 성품을 떠올렸다고 한다. 86년생인 주씨는 희망과 기쁨을 전달하는 배우를 꿈꾸며 연극 외길을 걸어왔다. 주씨는 '하카나',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 '유치뽕짝' 등의 작품에서 활약했으며 기독교 영화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주 씨의 장례가 치러진 11일은 그녀가 연출한 세월호 10주기 추모공연 '너를 부른다'의 첫 무대가 올려지는 날이었기에 유가족과 동료들을 더욱 뭉클하게 했다.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그녀에게 애도와 존경을 표하며 극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