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대표주이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주가가 3~5%대 급락 중이다. 1분기 실적 발표를 한 대만 반도체 업체 TSMC가 시장 기대를 하회하는 수요 전망을 내놓은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며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반도체 주가에 조정이 가해지면서다.
19일 오전 10시15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76%(2200원) 내린 7만 74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도 4.00%(7300원) 하락한 17만 5000원이다.
디아이(003160)(-14.20%), 에스티아이(039440)(-11.79%), 하나마이크론(067310)(-7.33%), 동진쎄미켐(005290)(-7.30%), 한미반도체(042700)(-4.63%), 리노공업(058470)(-2.41%), DB하이텍(000990)(-2.26%) 등 반도체주가 대거 약세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1.66% 내린 4491.71포인트에 마감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5% 넘게 급락한 영향이 컸다. TSMC는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9% 증가한 2254억 9000만 달러(약 9조 5788억 원)를 기록했다. 올해 메모리칩을 제외한 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낮춘 점이 시장에 실망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주가도 약세다. TSMC의 급락에 뉴욕 증시에서는 인텔(-1.76%), 마이크론테크놀로지(-3.78%) 등도 하락 마감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ASML도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53억 유로라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40.5%나 급감한 12억유로를 기록했다. 특히 향후 매출로 이어질 순예약금액이 36억 1000만유로에 그쳐 시장 예상치 51억 유로에 크게 못 미쳤다. 주요 고객사인 TSMC와 삼성전자로의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약화도 반도체 업종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신호를 내보내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전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경제서밋에서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같은 날 플로리다주 연설에서 첫 금리 인하 가능 시기에 대해 “올해 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