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닛케이 2.6% 급락…유가는 장중 90弗 돌파

[이스라엘, 이란 기습 재보복]

◆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대만 등 亞 증시 일제 하락

안전자산 채권·금값도 급등





중동 지역의 전운이 또다시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에 재보복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19일 원유·금 등 원자재 시장이 크게 출렁였으며 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 속에 변동 폭은 다소 줄었지만 시장은 여전히 중동발 리스크에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최근 하향 조정되던 국제유가는 이날 급등세를 보였다.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전일 배럴당 87.11달러 기록한 브렌트유 선물가(6월 인도분 기준)는 이날 중동 이슈가 불거진 후 90.6달러까지 치솟았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전장 대비 4.29% 오른 배럴당 86.28달러를 찍었다. 이후 원유 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블룸버그는 “올해 원유는 중동 지역에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산유국들이 공급을 줄이면서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세계경제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려는 중앙은행에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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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 또한 다시 높아지는 양상이다. 전일 온스당 2398.00달러로 거래를 끝낸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이날 다시 2400달러를 넘어서며 2433.3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국채도 10년물 금리의 경우 이날 오전 4.6326%에서 4.4936%로 떨어졌다. 채권의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싱가포르은행의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안전자산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도 중동 소식에 큰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은 각각 장중 한때 6만 달러와 28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이다 회복했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애널리스트는 시장 흐름에 대해 “이스라엘 보복이라는 두려움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3만 7068.35엔으로 전장 대비 2.66% 하락 마감했다. 이날 기록한 하락 폭은 올해 들어 가장 큰 수준이다. 장중 닛케이지수는 3만 7000엔이 무너졌는데 이는 두 달여 만이다. 대만의 자취엔지수도 1만 9527.12로 거래를 끝내 전 거래일보다 3.81%나 빠졌다. 중국의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0.29% 떨어지는 데 그치며 선방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0.99%의 낙폭을 보였고 호주의 ASX 200지수 역시 0.98% 하락했다.

이같이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시장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 TSMC가 내년 시장 전망을 하향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TSMC 주가는 6.72%나 하락했다. 노무라증권의 기타오카 도모치카 연구원은 “중동 사태로 유가 상승이나 운송로 차단 등이 있을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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